◎특별사찰시기 등 첨예 대립/수석대표회담만 계속 “입장 평행선” 반영/“연료봉시한 이달말” 따라 합의 가능성도 ○…23일부터 시작된 북미고위급 3단계 2차회담은 예상 종료시점이 가까워오면서 비관적인 전망쪽으로 굳어지고 있다.양측은 26일부터 28일까지 3일째 고위급 수명을 대동한 수석대표회담만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핵심현안에 대해 여전히 양측의 이견이 전혀 해소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양측은 27일에는 한번도 거르지 않았던 수석대표간 오찬협의마저도 생략하고 28일 회담의 시간과 장소마저도 결정하지 못했었다.이날 회담일정을 결정하지 못한 것은 양측의 입장이 계속 팽팽해 이상태에서는 더이상의 수석회담이 무의미하다고 판단, 좀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심사숙고한 후 서로 연락을 취해 회담을 신축적으로 가져보자는 의미였을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측은 27일 수석대표회담이 끝난후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는 내용의 짤막한 보도문을 발표했다. 북한은 아무런 공식논평을 내지 않았으나 대표단의 대변인인 허종대사는 보도진의 질문공세에『진지하고 포괄적으로 논의했으나 진전은 없다』라고 말했다.북한은 지금까지 미국이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논평해도 『일부진전이 있었다』는 식의 기대섞인 희망적 논평을 해왔다는 점을 볼 때 허대사의 발언은 회담의 전망을 어둡게 보기에 충분했다.
○…28일 하오(한국시간 29일 상오) 늦게라도 실무자급 회담이나 전체대표단 회담이 열린다면 양측이 무언가 돌파구를 찾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회담 막바지에 열리는 실무자 회담은 지난 1차회담에서 그랬던 것처럼 문안작성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28일의 수석대표간 회담이 아무런 진전없이 끝나고 만다면 빠르면 이날 하오 늦게나 29일중에 이번 회담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대체로 회담 막바지에 태도를 1백80도 바꿔온 전례를 볼 때 의외로 돌파구가 열려 회담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28일의 협상이 실패한다면 일단 합의성명은 발표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양측은 10월하순께 다시 논의를 계속한다거나 후속회담 일정은 뉴욕에서의 외교접촉을 통해 결정한다는 언론발표문만 내고 회담을 끝낼 수도 있다.그러나 양측 모두 성과를 얻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고 회담의 완전실패가 가져올 대내외적인 정치적 의미와 어렵게 합의한 양국 관계개선의 기회라는 점으로 볼때 회담의 완전 결렬은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보면 최소한 부분적 합의라도 도출, 후속회담 재개의 분위기를 어느정도 유지시키려고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또한 폐연료봉의 보관시한이 9월말이라고 북한이 주장함에 따라 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식의 합의가 어떻든 필요한 상황이다.
○…양측이 가장 날카롭게 부딪치고 있는 부분은 1차회담에서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의 선후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특별사찰의 시기설정이 핵심으로 북한은 최대한 이를 늦추려 하고 있다.미국측은 늦어도 경수로 건설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특별사찰이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측은 「상호 신뢰조성후」라는 모호한 태도로 나서고 있다.
○…26일과 27일 북한및 미국대표부에서 번갈아 열린 회담에서는 양측대표가 이례적으로 상대를 영접하지 않았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이를 두고 회담이 잘 풀리지 않는데다 최근 미관리의 대북강경발언으로 두 수석대표간의 감정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제네바=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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