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그날은 언제 쯤일까, 어떤 형태의 통일일까, 비용은 얼마나 들 것인가. 일반인들의 통일논의와 관심은 이렇게 세 갈래로 접근하는 것 같다. 지금으로선 해답이 구구하거나 막연하다. 그래서 전문가의 의견이나 여론조사 결과에 이목을 곤두세우게 된다. ◆먼저 통일의 방식―. 최근의 여론은 흡수통일을 전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류 협력에 의한 합의통일은 크게 밀려났다는 것이다. 남북관계의 현실이 예민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통일비용―. 통일원이 내놓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연구기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가장 적게는 4백억달러에서 많게는 1조8천억달러에 이른다. 통일의 시기는 더욱 유동적이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은 역시 통일의 방식과 체제문제일 것이다. 평화통일에 관해선 공감대가 확실하게 구축되었으나 체제 차이의 극복이 여전히 미지수다. 이것이 바로 갈등과 불안의 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단계에선 접합점이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흡수통일의 기대가 강한 것은 아닐까. ◆하지만 통일에 대비해서 아주 중요한 요인이 간과되고 있음을 얼마전 김수환추기경이 지적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통일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도덕적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다.」 돈 좀 있다고 허세부리는 행태론 통일 자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경고다. ◆통일만 되면 만사형통하리라는 발상은 위험하다. 통일을 준비함에는 방식과 비용도 중요하지만 아울러 도덕성 확립이 요구된다. 『화해와 협력이 필요하다. 우리 자신이 통일돼 있어야 남북한 민족의 통일도 가능하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이것이 바로 평화통일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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