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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8천평 공장부지가 단돈 510원”(엘베강의 기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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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8천평 공장부지가 단돈 510원”(엘베강의 기적:하)

입력
1994.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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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만 달라”외국기업에 손짓/투자비60∼70%보조… 「유라시아 교두보」한국도 진출할만 동부독일은 아직 투자지로서 적지 않은 핸디캡을 안고 있다. 40년 동안의 사회주의에서 비롯된 낮은 생산성, 서부독일 수준에 육박해가는 높은 임금, 결코 충분하다고 할 수 없는 사회간접시설, 언어소통의 문제(동부독일사람중에는 의외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적다)등이 외국기업들로 하여금 진출을 주저케 하는 요인들이다. 그러나 동부독일에는 서부독일기업을 비롯해 외국기업의 투자러시가 일고 있다. 동부독일이 안고 있는 여러가지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리적으로 동·서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서부유럽과 동유럽, 그리고 독립국가연합지역을 공략하려는 기업들에겐 큰 매력이다. 동부독일을 유라시아대륙의 교두보로 보고 있다. 기존시장도 엄청날뿐만 아니라 잠재시장도 크다. 동부독일 자체가 유럽에서 가장 활기찬 건설현장이고 약동하는 시장이다.

 낮은 생산성이나 미흡한 사회간접시설등도 질높은 노동력과 연방정부의 의욕에 찬 투자로 미루어 그렇게 걱정할 사항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

 무엇보다도 외국기업으로 하여금 동부독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것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입체적인 투자유치노력과 투자기업에 대한 다양하고 풍부한 자금지원책이다. 총투자의 35%를 연방정부와 주정부, 그리고 은행들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세제상의 혜택이나 건물 설비등에 대한 특별감가상각과 토지취득및 근로자취업에 따른 정부의 보조금을 포함하면 총투자비의 60∼70%까지 보조받는 셈이 된다. 이미 진출해있는 기업마저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우리나라의 경우와 비교하면 너무 대조적이다.

 『이렇게까지 해서 외국기업을 유치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독일경제부 헬가 마네크 신설주대외무역담당과장은 『어느 나라 기업이 들어와서 기업을 인수하고 시장을 차지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 땅에서 기업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익을 챙겨가더라도 근로자에게 일자리를 주고 생산활동의 과실을 남겨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독일이 땅을 거의 공짜로 주고 공장건물도 헐값에 불하, 손에 돈을 쥐어주면서 외국기업을 유치하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삼성전관이 92년에 인수, 93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동베를린 근교 컬러브라운관공장은 땅이 2만8천평으로 땅값만 현재시세로 환산하면 2억7천4백만달러다. 이 땅을 삼성전관은 단돈 1마르크(약 5백10원)를 주고 얻었다. 거의 모든 진출기업이 이런 식의 파격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

 독일의 적극적인 투자유치로 2만5천4백여개의 구동독 국영기업중 남은 것은 겨우 64개밖에 안된다. 동부독일의 마지막 「투자열차」가 이제 막 떠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관 삼성코닝 코리아데이터시스템등 동부독일에 진출한 한국기업 관계자들은 『정보부족에다 진출결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한국기업의 진출이 미흡하다』며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 더이상 늦추면 유라시아시장의 교두보 확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독일은 동부독일의 재건에 한국기업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맡고 있는 신탁관리청은 물론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의 외국인투자 안내센터와 경제개발진흥공사는 한국기업의 유치에 대단한 열성을 보이고 있다. 

 「독일공업의 요람」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작센주 경제개발진흥공사사장 발터 로그박사는 『동부독일에 들어서고 있는 공장은 최신설비를 갖추고 있고 분야도 미래지향적인 첨단산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한국도 더이상 저임금으로 산업을 이끌어갈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이곳에 진출해 하이테크산업국의 대열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드레스덴=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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