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원 초과징수 기대/올해도 목표보다 9천5백억 더 걷힐듯 재무부는 26일 내년에 54조5천2백92억원의 세금(국세)을 걷겠다고 발표했다. 국세징수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서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올해 예산보다는 18%, 올해 징수전망액보다는 16% 많은 수준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95년 국세예산안에 의하면 내년도 내국세징수액은 41조1천9백93억원으로 금년 예산대비 15.7% 증액됐고 교통세는 3조5천5백58억원으로 17%, 관세는 3조4천6백27억원으로 22.7% 늘어나게 됐다. 또 내년부터 본격 징수될 농어촌특별세는 1조5천4백32억원이다.
재무부는 내년도 경상성장률이 12·9%에 달하는등 국내경기가 호황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제, 국세증가율을 이처럼 높게 책정했다. 경기회복에 힘입어 올해 세금이 잘 걷히고 있고 내년에도 세수전망이 아주 좋다는 지적이다.
재무부는 금년도 국세징수액이 당초 예산보다 9천5백14억원 초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세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세금초과징수액이 1조∼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도 일반회계 재원용 국세수입전망치의 경우 재무부는 48조2천5백9억원으로 보고 있으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0조3천1백75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기관간의 세수전망 차이가 2조6백66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당국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세수전망을 한 다음 예산을 편성했다가 막대한 세계잉여금을 발생케 한 사례가 많아 내년도 세수초과액이 최소한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해 올해 경상성장률을 12.8%로 보고 세입예산을 짰으나 경상성장률이 14%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정도로 경제회복이 앞당겨져 세수실적이 좋아졌다. 구체적으로는 증시호황으로 증권거래세가 1백6.8% 늘어날 전망이다. 또 경기호황에 따른 기업경업실적 호전으로 법인세수입이 18.7% 증가하고 수입자유화확대에 따른 수입증가로 관세수입도 22.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홍선근기자】
◎해설/「실명제 세금」 성공적 출발/소득·법인세 인하불구 예산보다 초과/세부담률·1인담세액은 계속 높아져
세수실적과 세수전망이 좋다는 것은 일단 「실명제 세금」이 경기회복등에 힘입어 순탄한 행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실명제는 금융거래상으로는 가명이나 차명통장을 없애는 것이지만 조세상으로는 각종 지하경제를 정부의 조세망으로 끌어들여 조세기반을 확대, 형평성을 높이는 것이다.
재무부는 지난해 소득세 최고세율의 경우 5%포인트, 법인세의 경우 2%포인트 각각 내리는등 각종 세율을 내렸으나 올해 세금은 예산보다도 9천5백14억원이 더 걷힐 전망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지난해 세율인하를 단행하면서 혹시나 세금이 기대한만큼 제대로 걷히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우려를 버리지 못했었다. 올해의 결과는 전망치이긴 하지만 「실명제 세금」이 성공적으로 출발했음을 말해준다. 오히려 세금이 예상보다 더 걷히는게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내년에도 일부 세율을 내리고 96년에는 소득세를 비롯, 세금을 대폭 내린다. 실명제 시행이후 세율인하가 연속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세금은 더 많이 걷혀 조세부담률이 갈수록 높아진다. 전체 국민총생산(GNP)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조세부담률은 지난해 19.1%에서 올해는 19.9%로 높아지고 내년에는 20.6%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이어 96년에는 21.3%로 높아지고 신경제 5개년계획의 마지막 해인 97년에는 21.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1인당 평균적으로 부담하는 세금액도 늘어난다. 1인당 세금액은 지난해 1백14만1천원에서 올해는 1백34만9천원으로 20만8천원이 많아진다. 내년에는 1백56만원으로 높아지며 이같은 부담액은 5년전과 비교해 76.1% 늘어난 수치다. 1인당 담세액은 어린아이까지 계산에 넣은 것이어서 내년에는 4인가족 기준으로 1가구에 평균 6백24만원의 세금을 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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