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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예산 「베일」벗었다/국회정보위 첫 결산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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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예산 「베일」벗었다/국회정보위 첫 결산심의

입력
1994.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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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선 「은닉분」 존재여부 초점/“부족하지 않나” 격려성 질문도 국회정보위는 26일 사상 처음으로 안기부예산에 대한 실질적인 세부심의를 벌였다. 지난해 예산의 결산이지만 안기부예산이 세부항목까지 의원에게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때문에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국회안팎의 시선이 집중됐다.

 의원들은 이날 심의에 대해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안기부의 준비나 답변태도가 비교적 성실했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속에서 예산이 오히려 부족한 것아니냐는 격려성 질문도 나왔다는 후문이다. 물론 야당의원들의 지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곤 하는 다른 상임위에 비해 부드럽게 진행된 것은 사실이다. 의원들도, 안기부측도 아직은 「탐색단계」에 있는 것같았다. 하지만 회의내용에 대해 의원들은 모두 입을 열지않았다. 철저히 보안을 지켰다. 예산의 규모만 알려져도 안기부의 규모와 인력, 사업등이 추정될 수 있기 때문에 안기부는 물론 의원들도 보안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듯했다.

 이날 의원들에게는 회의장에서 결산자료가 배포됐다. 자료봉투 표지에는 『이 결산자료는 2급비밀로 분류되어 있으므로 회의후 회수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자료는 모두 25부만 인쇄된듯 봉투마다「00/25」라는 표시가 찍혀있었다. 회의실에는 원형으로 배치된 탁자에 신상우위원장과 김덕안기부장이 마주 보며 앉았고 나머지 11명의 의원들이 옆으로 둘러앉았다. 김부장 뒷자리에 황창평1차장, 이병호2차장, 김기섭기조실장이 배석했으며 나머지 안기부직원들은 회의장밖에서 대기했다.

 회의에서는 주로 야당의원들이 질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의혹을 받아왔던 「은닉예산」 여부에 초점이 모아졌다는 후문이다. 민주당간사이자 중앙정보부기조실장을 지냈던 강창성의원은 회의후『과거보다 진일보했다』고 일단 안기부의 보고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의원은『결산이라서 그런지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어 5∼6가지 사항을 국정감사때 제출해 주도록 요구했다』면서 『정보위에 모든 것을 털어놓아야 국회가 자신있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안기부가 무언가 감추려는 듯한 인상은 받지않았다고 강의원은 설명했다.

 신위원장은『이번 심의결과 안기부가 검은 돈을 조성하거나 다른 부처에 예산을 은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의원들사이에서는 국가경쟁력을 고려할때 오히려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신위원장은 또『안기부가 보고를 정확히 했다고 생각한다』면서『야당의원들도 안기부를 걱정해주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 앞서 김안기부장은『시대가 변했으니 안기부가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런 형식으로 예산을 보고하니 감회가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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