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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잔인성 어디까지…/「지존파」 4차례범행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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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잔인성 어디까지…/「지존파」 4차례범행 결산

입력
1994.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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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기간에 발생한 살인조직 지존파 사건은 유례없는 잔인한 수법으로  온국민에게 충격과 허탈감을 안겨주었다. 이 사건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가」하는 인간성에 대한 회의와 함께 우리사회의 구조적 모순, 총체적 병리현상의 심각성을 되돌아 보게 했다.

 지존파 일당 6명은 어려서부터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하지 못하고 중·고교를 중퇴한뒤 대전,성남등지의 공사판을 전전했다. 폭력,절도등 범죄행위로 복역하면서 사회에 대한 비뚤어진 증오심과 좌절을 느낀 이들은 불특정 다수를 범행대상으로 선정하고 조직을 결성했다.

 지난해 2월께 전남 함평군 대동면에서 지존파 결성을 모의한뒤 같은해 7월 대전에서 김기환(26)을 두목으로 6명이 조직을 결성하고 「조직을 배반한자는 죽인다」 「돈 많은자들로부터 목표액 10억원을 강취한다」 「돈많은 자들을 저주한다」등의 행동강령을 설정했다.

 조직을 결성한 이들은 살인실습을 위해 지난해 7월께 충남 논산군 두계역 부근 다리밑을 지나가는 최미자양(21)을 납치, 윤간하고 목졸라 살해한후 부근 야산에 암매장했다. 같은해 8월에는 조직원 송봉우(20)가 조직관리자금 3백만원을 두목몰래 빼내쓰고 도망가자 납치해 전남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 부근 야산에서 살해한뒤 파묻었다.

 범인들은 조직원 합숙및 범행에 필요한 아지트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금마련을 위해 93년7월∼94년5월 대전과 성남의 공사장에서 일해 모은돈 2천만원과 김기환의 형으로부터 빌린 1천만원등 3천만원으로 전남 영광군 불갑면 금계리 81 김소유 농가를 헐고 8월까지 지하1층 지상1층의 건물을 신축,지하실에 철창및 시체소각로를 설치했다.

 범행대상을 물색하던 범인들은 9월8일 경기 양평군 양수리에서 그랜저 승용차에 타고 있던 이종원씨(36)와 이모양(27)을 아지트로 납치해 돈을 요구하며 이양을 윤간한뒤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이씨를 살해했다. 이들은 교통사고로 위장하기 위해 시체를 차량에 싣고 전남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 수분재 고개길에서 계곡밑으로 밀어넣었다.

 범인들은 이어 12일 하오5시께 경기 성남시 남서울공원묘지에서 벌초하던 삼정기계 대표 소윤오씨(42)부부를 납치해 8천만원을 뜯어낸뒤 살해하고 시체를 토막내 시체소각장에서 태웠다.

 그러나 이들의 범죄행각은 피해자 이양이 지난15일 아지트를 탈출해 이틀후 서울 서초서에 제보함으로써 결국 덜미를 잡혔다.

 검거후 현장검증등을 통해 이들의 아지트에서 다이너마이트, 무전기, 가스총, 대검등 대규모 범행장비와 소씨부부 유골2구가 발견됐고 인육을 먹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 범인들은 권총과 기관총등의 무기와 백화점 고객명단을 구입해  이들 고객과 러브호텔 투숙객들을 대상으로 대량살상을 꾀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안겨주었다.

 지존파 일당에게 범행장비를 건네준 것은 김현양의 동네친구인 이주현(23)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김의 부탁에 따라 무기와 백화점 주요 고객명단도 넘겨준 것으로 드러나 무기 암거래 실태와 개인신상 정보유출의 허점을 되짚게 했다.【정덕상기자】

◇지존파 사건 일지

▲93년2월=두목 김기환의 제의로 강동은 문상록 송봉우와 지존파결성 논의.

▲3,6월=백병옥 김현양 가담.

▲7월=지존파 결성.

▲8월=강문섭 가담.

▲94년6월=김기환 강간치상 혐의로 광주교도소 수감.

▲8월=이주현으로부터 무기구입및 백화점 고액거래자 명단 입수.

▲9월16일=이모양 탈출, 경찰에 제보.

▲19일=아지트서 일당 6명 검거.

▲21일=시체발굴 및 현장검증. 6명 구속.

▲22일=1차 범행 피해자 최미자씨 시체 발굴.

▲24일=이주현 자수.

▲25일=백화점 고객명단 유출자 김민경양등 경찰자진출두.

▲26일=이주현 김민경양등 2명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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