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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선원·요리사 인기 신랑감/김사후 한동안 예식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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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선원·요리사 인기 신랑감/김사후 한동안 예식자제

입력
1994.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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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보다 연애 선호·농촌총각은 찬밥북한에도 본격적인 결혼시즌이 찾아왔다. 9월초부터 10월 중순까지 평양의 만수대 언덕등에서는 짙은 양복에 가슴에 꽃을 단 신랑과 연분홍색의 밝은 한복을 입은 신부가 기념촬영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몇몇 인사들에 의하면 올해의 경우 김일성사망에 따라 한동안 결혼식이 자제돼 왔으나 이달에 들어서면서부터 미뤄졌던 결혼식들이 서서히 재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여년 북한 결혼식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중매결혼에 비해 연애결혼이 급격히 증가하는 한편 결혼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다는 사실. 지난 90년 제정된 북한의 가족법도 제8조에 「공민은 자유결혼의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 이같은 시류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귀순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최근 평양등 대도시에서 젊은 남녀들이 연애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 심지어 일부 여성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일부러 「부화(불륜)사건」을 조작하는 사례도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부화사건을 중벌로 다스리는 점을 이용해 일부 여성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들과 의도적으로 동침을 하거나 그러한 소문을 퍼뜨려 결혼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배우자의 선택기준도 바뀌어 종전에는 국가안전보위부나 사회안전부등과 같은 권력기관 종사자들이 가장 인기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외교관·무역회사 직원·선원·운전수·요리사등이 일등 신랑감으로 꼽히고 있다. 신부감으로는 백화점직원과 호텔·고급음식점 접대원등이 타직종에 비해 출퇴근시간이 정확하고 일용품 구입도 용이해 제일 인기가 높다. 농촌처녀들은 무조건 도시총각들에게 시집가려는 경향이 강해 농촌총각들은 「찬밥신세」다. 때문에 북한은 평양의 인구증가를 막고 농촌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농촌처녀와 도시남자가 결혼하면 남자가 농촌으로 이주토록 하는등의 통제를 가하고 있다.

 연애결혼의 성행과 함께 결혼연령도 점차 낮아져 남자 26∼28세, 여자 24∼25세의 결혼이 흔해졌다. 북한 가족법 제9조는 결혼연령에 대해 「남자 18세, 여자 17세부터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도 「국가는 청년들이 조국과 인민, 사회·집단을 위해 일한 다음 결혼하는 사회적 기풍을 장려한다」고 명시, 이를 이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71년6월21일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 제6차대회에서 김일성은 한창 일할 나이에 결혼하면 혁명과업 수행에 지장을 준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남자 30세, 여자 28세가 된 다음에 결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교시, 실제 결혼연령은 남자 30∼31세, 여자 28∼29세 정도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자유연애사상이 확산되고 혼전임신, 성범죄등이 증가함에 따라 결혼연령도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식은 통상 공휴일이나 근무외 시간을 택해 주로 신랑·신부집이나 「결혼식당」 또는 공공장소등을 빌려 치른다. 평양 경흥거리에 있는 「경흥관」은 젊은이들 사이에 예식장으로 선망의 대상이지만 일부 특권층이 아니면 이용이 쉽지 않다. 식이 시작되면 신랑 신부는 미리 주빈석에 앉는다. 웨딩마치에 맞춰 신부가 입장하는 식순 따위는 없다. 주례사 후 금반지가 보통인 예물교환이 있고 서로 합환주를 나눠 마신 뒤 기념 사진을 찍는 정도로 간단한 예식은 끝이 난다. 본격적 의미의 신혼여행이란 것은 따로 없고 인근 명소를 다녀온다거나 김일성생가, 만수대언덕의 김일성동상, 소년문화궁전 부근 분수대등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으로 돼있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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