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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표 “뉴스거리 없어 유감”/북­미회담 「진전」싸고 의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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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표 “뉴스거리 없어 유감”/북­미회담 「진전」싸고 의견차

입력
1994.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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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 착수” 북 주장에 의아한 표정/문서교환 논의 등 협상엔 적극자세 북미고위급회담 이틀째 회의가 끝난 24일 하오(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미대표단의 한 최고위관리는 미국대표부에서 배경설명 형식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1백여명에 달하는 내외신 보도진들은 그가 무슨 말부터 시작할지 신경을 집중했다. 이날 아침 북한대표부에서 회담이 시작되기 직전 강석주북한측수석대표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회담이 마치 큰 진전이 있었던 것처럼 발표했기 때문에 분위기는 더욱 그랬다. 강대표는 이 회견에서 『양측이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양해가 이뤄졌으며 오늘 실무회담에서부터 합의서 작성을 위한 문건토의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미고위관리의 첫마디는 이와 상반된 것이었다. 그의 첫마디는 『뉴스거리가 없어 유감이다』였다. 그는 이어 『회담이 매우 큰 진전이 있었다는 식의 보도가 무엇에 기초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진전이란 표현을 사용하길 매우 꺼려했다.

 양측은 이날 합의문서작성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은 다만 지난 8월의 1차회담때 발표된 합의성명 4개항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조치를 각각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입장이 문서로 전달됐는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그 가능성은 큰 것으로 보인다. 주변상황을 종합해 볼 때 북미양측은 북한의 말대로 문건토의 작업은 벌였으나 이에 대한 의미부여와 기대치에 있어서는 매우 큰 시각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것같다. 북한측은 이를 합의서 도출, 또는 절충작업이라고 임의적으로 해석하려 한 것같고 미국측은 그러기에는 때가 이르다는 입장인 것이다.

 아무튼 양측이 실무자급 회담을 계속하면서 문서로 양측의 입장을 주고받고 조목조목 정리해 나가려 하는 것은 고위급회담이 구체적인 협상, 또는 본격적인 절충단계에 접어 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5일 현재까지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이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북한측은 합의서 준비작업 운운하면서도 여전히 한국형 경수로 채택에 강한 반발을 표시하고 있으며 특별사찰은 인정하려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베를린 전문가회의에서부터 이번 회담에서까지도 흑연감속형 원전의 건설동결에 따른 20억달러 상당의 물질적 보상을 대체에너지 제공문제와는 별도로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이른바 이행조치의 선후(선후)문제가 걸려있다는 점에서도 타결이 쉽지 않다. 경수로 건설과 대체에너지 제공, 특별사찰 개시, 연락사무소 개설등 각각의 시점설정이 서로 복잡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고위급회담은 주초부터 회담전망의 대체적인 윤곽이 그려질 수 있을 것같다. 회담의 진전은 드문드문 감지되고 있는 경수로형 선택과 특별사찰에 대한 북한의 태도변화와 이를 유도할 수 있는 명분, 또는 반대급부를 미국측이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있는 것같다.【제네바=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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