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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미 선거서 잇단 고배/미 소수민족 편견 “높은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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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미 선거서 잇단 고배/미 소수민족 편견 “높은벽”

입력
1994.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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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동양계 급증에 경계심 고조/김창준씨 등 일부는 선전 이끌어 미국 주류사회 진출을 꿈꾸며 선거전에 나선 한인들이 잇달아 고배를 마셔 미국 유권자들의 소수계 민족에 대한 배타적 성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한국인의 미국 이민사가 1백년을 넘어서면서 한인 1,2세들이 선거를 통해 정계 관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대다수 미국 유권자들의 편견으로 좌절당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전국에 반이민 무드가 고조되면서 올들어 실시된 선거에서는 한인들을 비롯한 소수민족 출신 후보들의 고전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흔히 이같은 투표성향이 불황기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으나 남미계와 동양계의 인구비율이 급격히 늘어나는 데 대한 경계심이 그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 하와이주 하원부의장으로 부주지사에 출마한 재키 영씨(양은혜·여)가 지난 17일 예비선거에서 낙선했고 워싱턴주 하원의원 폴 신씨(신호범)도 지난20일 연방하원의원 도전 전초전인 민주당후보 지명예선에서 2위에 그쳐 탈락했다. 재키 영부의장은 예비선거에서 7선인 일본계 메이지 히로노주하원의원에게 큰 표차로 졌으며 신의원은 해리어트 스패널후보에게 4천여표차로 패배했다.

 신의원은 전쟁고아로 미국에 입양돼 와 건설노동자, 전기기술자로 일하면서 고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뒤 24년간 대학교수를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 그는 이번 선거에서도 최선을 다했으나 막판에 이 지역의 일부유력지가 상대후보를 공개지지, 결정적 타격을 입었다.

 지난 4월 로스앤젤레스 인근 세리토스시의원에 두번째 도전했던 찰스 김씨(39)는 1백여표차로 아깝게 낙선했다. 지역사회 활동 경력이 널리 알려져 당선이 유력시됐으나 석패했다. 찰스 김씨의 부인 영 김씨는 『평소 생활하면서 백인들이 소수계 민족을 차별한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선거결과를 보고는 소수민족에 대한 편견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백인유권자들이 몰려사는 다이아몬드바시의원에 출마했던 치과의사 이종문씨가 낙선했으며 20년이상 지역사회에 헌신해온 경력을 내세워 캘리포니아주내 하시엔 다라푸엔테 교육구 교육위원에 입후보했던 리차드 킴씨(김진동)도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반이민 무드가 고조되기 전 벌어진 선거전에서 승리해 재선을 노리는 김창준연방하원의원은 이번 예비선거에서 낙승해 본선거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오렌지카운티의 가든글로부시장에 출마한 정호영(정호녕)부시장은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선거전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현역시의원등과 삼파전을 벌이고 있는 정부시장은 최근 경쟁후보의 아들이 상대후보의 선거벽보를 찢는 사건이 발생, 반사적인 이익을 보는등 당선에 유리한 위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로스앤젤레스시 근교 온테리오시의원으로 출마한 한인 청년사업가 나성근씨(29)가 한인들과 백인 유권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최근「국민과 언론을 위한 타임스미러 여론조사소」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미국인들은 7년전에 비해 이민자 소수계인들에 대한 포용력이 줄어든 것은 물론 전반적으로 비관적 이기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고 타인종에 대한 동정심도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타임스미러 여론조사연구소가 지난 7월 미국내 성인 4천8백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응답자의 82%가 이민자는 현재보다 제약 또는 통제돼야 한다고 대답, 92년 조사때보다 이같은 비율이 6%나 늘어났다. 또 백인중 51%가 소수계 인종을 위한 권리의 평등문제가 과도하게 부각됐다고 대답, 2년전의 42%보다 현저히 증가했다.【로스앤젤레스=박진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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