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자체품질관리 “매출호조”/89년 첫선… 노바·빅벨 등 잇달아/싼값 이점살려 신뢰쌓기 안간힘재래시장의 남성의류 상인들이 대형브랜드에 맞서는「연합상표」로 활로를 찾고 있다. 남대문과 동대문지역의 재래시장 남성복 상인들은 대부분 소규모 직영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자신의 점포에 내놓고 도매나 소매로 파는 영세업자다.80년대이후 남성복 대형브랜드들이 등장하면서 경영난에 봉착했던 이들은 4∼5년전부터 같은 상표로 비용을 공동부담하여 광고 판촉활동을 전개하는 새로운 영업체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재래시장 상인이 취급하는 남성복은 값이 싸지만 신뢰도가 떨어지고 대형브랜드 제품은 믿을만하지만 비싼 것이 흠이었는데 영세상인들이 연합상표로 내놓는 옷은 재래시장 값으로 판매되면서도 회원점포주들의 공동품질관리로 대형브랜드 상품 못지 않게 신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 처음 등장한 남성복 연합상표는 남대문시장 E동 1층 상인 70여명이 지난88년에 등록한 「맨코스」. 상인들은 이듬해인 89년부터 이 상표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해 현재는 원래 회원외에 전국 2백여 도·소매상이 회원으로 추가 가입해 있다.
상인 70여명이 지하철4호선 회현역 부근에 상가를 지어 함께 입주하면서 만든 연합상표「빅게이트」도 「맨코스」와 마찬가지로 88년에 등록, 89년부터 회원 점포에서 판매하는 옷에 부착되고 있다. 지난 2년간 상인들이 함께 지방의 소비자와 소매상을 찾아다니면서 판촉활동을 벌이는 한편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회원점포에 대한 영업정지등 자체 품질검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이런 노력들이 성과를 보아 올해는 지난해보다 30∼40%나 매출이 늘었다.
92년에는「빅벨」「노바」등 두 남성복 연합상표가 탄생했다.이들 두 상표의 회원상인들은 「빅게이트」건물옆에 각각의 공동상가를 건립했는데 두곳 모두 남자옷뿐 아니라 신발 양말등 잡화 취급 점포들까지 입주해 남성패션제품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울 중구 구민회관 부근 통일상가 상인 1백70여명도 연합상표「덴폴」을 만들어 26일부터 시판에 들어간다.이들은 연합상표 가운데 가장 많은 연간 12억원의 자금을 모아 광고와 판촉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또 품질관리를 위해 회원점포주모임이 개별상인에 대해 환불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했다.
남대문시장(주) 기획담당 이재수씨(59·여)는 80년대초 아동복 상인들이「부루뎅」「마마」등 연합상표를 만들어 성공한 전례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남성복 연합상표도 처음 생긴 1∼2개는 이미 정착단계에 있고 90년대 이후 만들어진 상표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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