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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브로커」 이씨 자수/지존파 사건/범행계획 등 공범여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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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브로커」 이씨 자수/지존파 사건/범행계획 등 공범여부 조사

입력
1994.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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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양과 중학교 동창관계/“삼성동 술집마담 통해 「명단」빼내” 살인조직 「지존파」 일당에게 백화점 고객명단을 넘겨주고 권총등 무기를 팔기로 한 「청계천 브로커」 이주현씨(23·서울 동작구 신대방1동)가 24일 밤 경찰에 자수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하오9시께 자수의사를 밝힌 이씨를 서울 시내에서 연행, 공범 여부와 고객명단 입수경위및 무기를 어디서 구입하려 했는지등을 집중 조사했다. 이씨는 지존파 일당중 김현양(22)과 중학교 동창으로 고향 영광군 백수읍 양성리에서 함께 자란 친구로 밝혀졌다.

 이씨는 경찰에서 『마장동에서 일수놀이를 하면서 알게 된 삼성동 술집마담 천모씨가 백화점에 다니는 친구를 통해 빼낸 고객명단을 얻어 지난 8월 서울에 온 김현양에게 건네줬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또 『부산의 무기 밀매상과 접촉, 소음권총등 무기를 구입하려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천씨의 소재를 찾는 한편 부산에 형사대를 보내 무기밀매조직을 탐문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이씨가 평소 『여자친구가 현대백화점에 근무한다』고 주변에 말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 여자친구를 통해 백화점 고객명단을 빼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경찰은 이씨가 범행도구와 백화점 고객명단을 파는데 그치지 않고 범행계획 수립등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의 노트에서 발견한 「이주현 088―24―0341―059 국민은행」이라는 메모에 따라 은행계좌를 확인한 결과 이씨의 신원을 밝혀내고 고향의 부모를 통해 자수를 설득했다. 이씨는 경찰에 연행된 뒤 『신문에 은행계좌와 이름이 보도돼 자수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1차 범행장소인 충남 논산군 두마면 두계리 두계다리에서 불과 3∼4 떨어진 두마면 남선리 「화산 제1교」 위에서 지난해 8월19일 상오2시께 칼에 찔려 살해된 박정숙씨(당시 26세·호프집종업원·대전 유성구)사건도 이들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날 충남 강경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박씨 피살시기가 범인들이 살인실습을 한 1차 범행시기(7월)와 조직을 이탈한 송봉우씨(20)를 보복 살해한 2차 범행시기(8월)와 비슷하고 당시 인근 대전 유성구 세동 노적산 근처에서  극기훈련을 한 점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김현양(22)이 21일 전남 영광에 암매장된 송봉우씨 사건 현장검증에서 『봉우가 1차 범행 후 여러차례 「여자를 강간해 괴롭다」고 말하며 걱정했었다』고 진술했다가 경찰이 거듭 묻자 이를 즉시 부인한 점도 추가 범행을 감추려 했다는 심증을 더해준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94년 4월 강릉 송정호 인근에서 머리와 팔만 발견된 38세 가량의 여인 토막살해 사건과 5월24일 의정부에서 강간당한 뒤 살해된 미군 여상병 사건도 지존파의 또다른 범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자료를 입수,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이들이 시체소각로까지 갖춘 아지트를 전문기술이 없는 6명이 2개월동안에 신축할 수는 없다고 판단, 이들 외에 공사에 참여한 사람들을 찾고 있다.【정덕상·송영웅·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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