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단체장 경제인공천 「시험대」/조전남지사 발탁으로 본 민자공천 향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단체장 경제인공천 「시험대」/조전남지사 발탁으로 본 민자공천 향방

입력
1994.09.25 00:00
0 0

◎“정·관계인물로 충원 한계”인식/기용성공 판단땐 「영입」늘릴듯 23일 단행된 시도지사 인사이후 민자당의 화제는 단연 조규하전경련부회장의 전남지사 발탁이다. 전문경제인의 도백등용 자체가 전례없는 파격인데다 기용시점 역시 내년의 지자제선거 공천을 둘러싼 여권의 내밀한 작업이 본격화할때와 맞물린 까닭이다. 

 특히 김영삼대통령과 최형우내무장관이 『정부내 특정계선상에 있지 않았더라도 능력이 있으면 누구든지 쓰겠다는 뜻』 『국제화시대에 행정의 경영화가 절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조지사의 발탁에 각별한 이유를 부여하고 있어 갈수록 다양한 해석이 꼬리를 무는 실정이다.

 요컨대 그동안 당안팎에서 간헐적으로 얘기되던  전문경영인등 경제인의 자치단체장 대거공천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조지사가 「성공한 경제인」의 이미지만으로 기용된 것도 아니고 『경영능력이 행정능력을 보장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지금부터 풀어나가야 할 대목인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문정수사무총장이나 강삼재기조실장등은 『한번쯤 시도해보고 싶었던 그림』이라고 이번 인사를 환영하며 『관계와 정계에서 3백명 가까운 단체장을 충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어차피 경제계쪽에서 30%정도는 차지하게 될것』이라는 적극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더구나 강실장은 『상당수 의원들이 자치단체장 후보감으로 향토출신 대기업 임원들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까지 말해 조지사 기용이 성공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전문경영인의 단체장공천이 대폭 확대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사실 여권이 재계쪽 인사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연초 국가경쟁력강화를 국정기조로 내세우면서 여권 고위인사들은 입만 열면 『선진적 기업경영기법을 정치권에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당시 『기업인만 우수하고 관료들은 모두 바보냐』 『행정과 기업경영은 차원이 다르다』는 불만과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경쟁력」이라는 경제개념을 도입할때부터 여권핵심부의 정서적 지향은 뚜렷이 결정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최장관은 이달중순 경제인을 대상으로 한 조찬강연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가급적 많이 단체장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시도지사 인사가 있으면 대통령에게 경영인을 기용하도록 건의할 생각』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조지사의 발탁은 여권이 오래전부터 「야심적으로」기획했던 작품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지사의 기용을 모두가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이같은 반응은 일차적으로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긴다고 생각되는 정·관계의 박탈감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보다 근원적으로는 『이윤추구라는 기업적 효율성의 잣대를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가경영에 들이댈 수는 없다』는 논거에서 출발한다.

 때문에 당내에서는 외국의 예를 인용,전문경영인 등용의 성공과 실패사례를 들먹이는 얘기들과 함께 이들의 한계와 가능성을 지적하는 상반된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다.하지만 조지사의 발탁은 여권의 지자제 공천기준을 엿보게 한다는 점에서 큰 호기심을 낳고 있다.【이유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