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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원에 캐주얼서 밍크코트까지 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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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원에 캐주얼서 밍크코트까지 빌려줍니다”

입력
1994.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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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제 「옷은행」아시나요/서울안암·성남에 개설… 좋은 반응/안입는 의류 「저축」후 마음에 드는 옷 「대출」/재활용·환경보호·봉사기금한몫 “일석삼조” 「밍크코트에서 캐주얼 셔츠까지 각종 의류를 5백원에 대출해 드립니다」 입지는 않지만 버리기 아까운 옷은 「저축」하고 다른 사람이 저축한 옷중 마음에 드는 것을 「대출」받을 수 있는「옷은행」이 알뜰고객들로 성황이다.

 옷은행은 해외 유명백화점들이 독지가가 기증한 의류를 저렴한 가격으로 팔아 그 돈을 사회봉사기금으로 활용하는 것에서 착안, 국내사회복지단체가 여기에 은행식 관리개념을 도입해 변형시킨 이색의류 재활용방식이다.

 안암문화복지회관 이웃사랑회(회장 한춘자·50)가 입던 옷을 활용하고 환경보호의식도 높이자는 취지에서 92년 6월 서울 안암동의 회관안에 40평규모의 「이웃사랑 옷은행」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어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성남지부(지부장 이영성·55)도 성남시 상대원3동에 「서로사랑 옷은행」을 개설, 지역주민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옷은행은 중고의류를 단지 싸게 팔고 사는 기존의 알뜰시장과는 다른 독특한 운영방식을 갖고 있다. 우선 이용자가 자신에게 불필요한 옷을 저축하면 통장 예금란에 명세를 기록하고 이후 대출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저축된 옷은 세탁과 수선을 통해 깔끔하게 단장된 후 이용자에게 1벌에 5백원의 수수료를 받고 대출된다. 이런 방식은 이용자에게는 남의 옷을 얻어 입는다는 어색한 감정이 들지 않게 하고  운영단체도 이익금을 각종 사회봉사활동기금으로 사용할 수 있어 큰 성과를 얻고 있다.

 3천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안암동 이웃사랑 옷은행의 경우 40평 홀에 유명메이커 코트부터 캐주얼 의류까지 2만여벌의 의류를 갖추고 하루 1백여명  회원에게 2백여벌의 옷을 대출하고 있다. 또 세벌이상의 의류를 의무적으로 저축해야 회원자격을 부여하는 성남시 서로사랑 옷은행도 지역주민 2천4백여명이 회원으로 가입, 하루 50여명이 이용하는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옷은행은 적립된 기금이나 저축된 의류를 이용해 각종 사회봉사활동에 적극 나서기도 한다. 성남시 옷은행의 경우 지난 5월 르완다 난민에게 컨테이너 3대분량의 의류를 기증한데 이어 이번 추석에는 소년·소녀 가장 24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또 안암동 옷은행도 행려병자 병동에 옷을 꾸준히 기증하는 한편, 올 9월에는 연변대학 중국교포에게 한복 3백벌을 보내기도 했다.【홍덕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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