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는 작은 경사에 무척 신이 나 있다. 내가 추천한 「새끼꼬기」가 교육부검정 중학교과정 미술교재에 채택이 되었기 때문이다. 「새끼꼬기」를 현대에 사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가르치면 몇가지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선 자연재를 직접 손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우리는 점점 자연과 멀어지는 생활을 하고 있다. 따라서 자연재를 피부로 체험할 기회란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 다음은 어린이들이 전통을 체험해볼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이 수천 년 살아온 삶의 기본을 체득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자연을 응용할 능력을 키워준다. 요즈음 우리는 지나치게 공산품에만 의존하며 살고 있다. 가령 어린이들이 캠핑을 가서 천막을 치다 끈이 모자랐을 경우, 요즈음 어린이들은 나일론 줄이 없으면 못치는 줄 알지만 「새끼꼬기」를 익히면 논이나 농가에 가서 볏짚을 얻어다 얼마든지 보충할 수가 있다.
우리 국민학교 교과과정에는 오래 전부터 「수수깡 공예」라는 것이 있다. 수수깡의 껍질을 벗기고 속대로 이것저것 만드는, 창의성이 강조된 공예이다. 이 공예의 재료로 현재 보급되고 있는 것은 스티로폴이다. 가장 푸석푸석한 것이 수수깡 속대와 비슷하다 해서 생긴 발상인 모양인데 이 스티로폴의 폐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예시간이 되면 방안은 온통 스티로폴 부스러기로 가득차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다 하고 난 다음에도 전혀 썩지 않아 골치아픈 공해덩어리이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이 농촌과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마저 빼앗아 교육적 효과가 전혀 없다.
현재 나는 「새끼꼬기」가 채택되어 무척 신이 나 있긴 하지만, 한편 언제 또 볏짚 대신 나일론끈이 「새끼꼬기」의 재료로 슬그머니 등장할 지 그것이 벌써부터 걱정이다.<인병선 짚·풀 생활사 박물관장>인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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