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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지·훈련장소 중심/지존파,지리이용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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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지·훈련장소 중심/지존파,지리이용 범행

입력
1994.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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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후 암매장한 노적산은 극기훈련한 곳/윤화위장 장수군선 한때 도로확장공사 일해/소씨부부 납치 공원묘지 인근서 8개월노동/잘아는 지형활용… 주도면밀한 준비·은폐 살인조직 지존파는 자신들의 연고지와 근거지를 중심으로 훈련과 범행을 하며 더 큰 범행을 계획해왔다. 지리감을 이용, 자신들의 범행을 은폐하며 「대살륙」의 기틀을 쌓아온 것이다.

 범인들은 살인실습겸 1차범행으로 93년 7월 충남 논산군 두마면 두계리 두계다리밑에서 23세가량의 여자를 살해, 대전 유성구 세동 노적산 기슭에 암매장했다. 암매장 한 곳은 범행 2개월전인 93년 5월부터 11월까지 대전 둔산신도시 건설현장에서 인부로 일하면서 세동이란 마을에 방을 얻어 노적산옆 저수지등에서 잠수훈련을 비롯한 극기훈련을 여러차례 실시한 곳이다.

 조직을 이탈한 송봉우씨(20)를 살해 암매장한 전남 영광군 불갑면 자비리 불갑사 부근 야산은 불갑면 금계리 아지트에서 불과 4정도 떨어진 곳이어서 지리에 밝은 곳이다. 이들은 송씨를 살해하기 전날 이곳에 곡괭이와 단검등 살인도구들을 숨겨놓는등 사전에 주도면밀하게 준비했다.

 9월 8일 드라이브를 하던 이종원씨(36·경기 성남시)를 납치,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한 장소인 전북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 수분재는 이들이 한 때 이곳 도로확장공사때 일한 곳. 지난 7월 지리산에서 1주일간 극기훈련을 하기도 해 이곳 사정에 밝다. 이들은 이씨 시체를 유기하기 하루전 교통사고로 위장하기 위해 현장에 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스키드마크를 미리 만들어 두기까지 했다. 납치장소인 경기 양평군 양수리 국도는 러브호텔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경기 일대 러브호텔과 투숙객들을 털기로 했었다』는 진술의 근거지. 양수리지역 유원지를 사전에 여러차례 방문, 범행계획을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범행인 13일 소윤오씨(42)부부를 납치한 경기 성남시 남서울공원묘지는 범행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간 일했던 성남시 분당구 모빌라 건설현장과 불과 8백여 떨어진 곳이다. 노동을 하며 범행자금을 모은 일당에게 가까이 있는 공동묘지는 극기훈련과 담력을 키우기 좋은 장소였다.【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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