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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황 증시의 자율성(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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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황 증시의 자율성(사설)

입력
1994.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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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마침내 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서더니 며칠동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아울러서 원화의 대미달러환률도 800선이 무너졌다. 이같은 주가와 원화의 동시상승은 기초적인 경제여건이 뒷받침하는 이외에도 외국인투자한도 확대전망에 따른 해외자본유입의 기대가 가세해서 이루어졌다고 본다. 그러나 그동안 증시에서는 정부가 증시과열을 우려하면서 시장개입을 해왔다는 이야기가 있어왔다. 정책당국이 추가적인 증시규제조치를 마련하고 정부보유주식을 대량 매각하거나 기관투자가들에게 암묵적으로 매도지시를 한다는 풍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주가상승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만들어내는 근거없는 루머가 대부분이었다.

 정부의 증시개입은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아직 각종 불공정거래가 성행하는 불완전한 증시를 시장기능에만 맡기기는 여간 불안하지 않을 것이다. 폭락하거나 폭등하는 주가를 방치할 수도 없다. 그동안 정책당국이 취해온 증시부양책이나 안정화대책등은 급박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당국의 개입이 과연 증시의 단기안정이나 장기발전에 도움이 되었는가를 진지하게 반성해보아야 한다. 통화증발을 통한 직접적인 증시부양조치였던 1989년의 「12·12조치」는 아직까지도 그 후유증이 있다.

 그후에도 수많은 부양조치가 나왔으나 증시는 오랫동안 침체에 빠졌었다. 근래에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것은 기초적인 경제여건이 개선되면서 비롯되었다. 결국 정부의 시장개입이 실효성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립증했을 뿐이다.

 한동안 증시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 정책당국이 기관투자가에게 순매수우위를 고수하도록 종용했다. 그러나 이것이 증시를 회복시키는데 기여했는지 또는 증시회복을 지연시켰는지는 잘 모르겠다.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사고 싶어도 원하는 때에 자유롭게 팔 수 없기 때문에 매수 자체를 자제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증권투자는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기성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건전한 동기유발이 없이는 증시의 정상적인 발전은 어렵다고 본다.

 정책당국은 주식을 사라, 팔라 지시할 것이 아니라 증시정책을 포함한 금융통화 및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일관성과 투명성 그리고 자률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안정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정상적인 증시의 지속적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증시개입도 간접규제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특히 기초적인 경제여건을 무시하는 증시개입은 실효성이 적다. 일관성없고 변칙적인 정책변화와 시장개입은 증시를 교란하고 위축시킬 뿐이다.

 정부는 시장결함을 보완해 나가기 위한 공정거래 질서유지, 감독강화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증시가 불완전하고 실패요인이 많으나 자의적인 정책오류 또한 이에 못지 않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시장실패를 우려하면서 정부실패는 겁없이 반복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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