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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규모 등 전모 곧 드러날듯/「세금비리」 영수증철 발견 수사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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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규모 등 전모 곧 드러날듯/「세금비리」 영수증철 발견 수사활기

입력
1994.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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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도피 김형수씨 심경변화 전화제보/주범안씨 은닉지시 가능성 집중추궁 인천 북구청 거액세금횡령사건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인 91∼92년분 취득세영수증철이 22일 상오 발견됨으로써 안영휘씨(53·전북구청 세무1계장)등 구속·수배중인 전·현직 세무공무원들이 가로챈 세금의 규모가 곧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 20일부터 안씨등이 증발된 영수증철을 연안부두등에서 소각처리했다는 소문이 검찰주변에서 흘러나오면서 영수증철의 행방은 영구미제로 남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있던 차여서 검찰수사는 아연 활기를 띠고있다.

 검찰에 의하면 영수증철은 미국으로 도주한 북구청 세무2계 차석 김형수씨(38)가 안씨검거직후인 5∼6일 이를 빼내 처가에 맡겼다가 미국으로 도주하기 직전인 14일 상오 북구청 사무실에서 강신효씨(54·북구청 평가계)에게 찾아다 숨겨놓도록 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는 14일 하오8∼9시에 김씨의 처가에서 영수증철을 찾아 보관해오다 검찰의 수사가 자신에게까지 미치자 사돈의 동생인 인천 남구 연수동 삼환아파트 이인수씨(60) 집에 보관했다.

 영수증철의 행방이 자칫 미궁에 빠질 찰나에 미국으로 달아난 김형수씨가 21일 하오 검찰에 국제전화로 제보해옴으로써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검찰은 22일 새벽2시께부터 강씨집과 이씨집등 4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이인수씨 아들(32)소유의 인천2로2581 씨에로승용차 트렁크에 숨겨진 91∼92년분 영수증철을 찾아냈다. 마대자루 3포대에 담겨 있었던 영수증철은 91∼92년 취득세영수증과 92∼93년분 일부영수증원부로 모두 50여권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현재 부평세무서등 인천 3개지역 세무서직원 15명이 농협부평지점등에서 대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의 수사과정이나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뒤에도 특별히 주목을 끌지 못했던 김형수씨가 수사선상에 떠오른 것은 검찰이 문서보관절차를 점검하면서 부터다. 검찰은 이과정에서 91∼92년분 취득세등 지방세 영수증이 문서보관창고에 넘겨지지않고 세무과에 직접보관돼 있으며 세무2계 문서의 실질적인 관리책임자가 세무2계 차석인 김형수씨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김씨가 없어진 영수증철의 행방과 관련된 결정적인 주범이라는 제보를 받은 것은 18일. 이날 김씨집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다음날인 19일 법무부에 출국금지요청을 했으나 김씨는 이미 지난 14일 미국LA로 도주한 뒤였다.

 김씨가 영수증철을 빼돌리도록 안씨가 지시했는지의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안씨가 평가계에 근무하던 김씨를 93년6월께 이승록씨(39·남동구 세무1계장·수배중)의 후임으로 세무2계차석으로 발탁했고 김씨가 세무과에 보관돼 있는 91∼92년분 등록세등 지방세영수증철의 문서보관담당자인점등으로 미루어 안씨가 김씨에게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보고 안씨를 상대로 이 부분에 대한 집중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김형수씨가 영수증철의 행방에 대해 제보를 해오는등 심경변화를 일으킨 점으로 보아 곧 김씨가 자진 귀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김형수씨가 귀국하고 되찾아낸 영수증의 위조확인작업이 진전될 경우 주범 안영휘씨의 함구에도 불구하고 희대의 세금도둑질전모가 곧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인천=정진황기자】

◎미 도피 김형수는 누구/세무원 신분 숨기고 사장행세/안씨 오른팔… 해마다 자가용바꿔 “사치”/정식직원 5년에 집3채 등 20억대 재산

 「김사장이 세무공무원이었다구요?」

 세금영수증철을 빼돌린뒤 지난 14일 미국으로 급히 달아난 인천 북구청 세무2계 차석 김형수씨(38·7급)의 이웃들은 「기업체 사장」인줄만 알았던 김씨가 세무공무원이란 사실에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주민들은 김씨가 세무공무원신분을 철저히 숨긴채 해마다 승용차를 바꿀 정도로 사치생활을 해와 남구 주안2동563의3 김씨의 2층양옥은「돈많은 사장댁」으로 불렸다고 말했다.

 동네주민 김모씨(53·여)는 『세금횡령사건이 보도된 뒤부터 김씨가 평소 몰고 다니던 신형 쏘나타승용차Ⅱ대신 중고프라이드를 끌고 다녀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가족들이 세무공무원이란 사실을 숨겨 주민들은 기업체 사장인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동료들은 정식공무원이 된지 5년밖에 안된 김씨가 사장행세를 할 정도로 엄청난 재산을 모은 것은 세금횡령사건의 주범 안영휘씨와 한통속이돼 거액의 세금을 착복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고있다.

 75년 인천H실업고를 졸업한 김씨가 북구청 세무과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81년부터.  85년4월까지 세무과 일용직으로 근무했던 김씨는 87년1월14일 세무과 고용직(현재의 기능직10급)으로 다시 채용돼 일하다가 88년11월 9급행정직 시험에 합격해 같은 부서의 정식직원(서기보)이 됐다.

 김씨는 이때부터 줄곧 상관인 안씨의 오른팔 역할을 하며 조직적인 세금횡령에 가담해온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93년8월 승진 최소연수인  5년만에 7급으로 전격승진한 것도 안씨가 배후에서 인사에 개입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청내에 공공연하게 나돌았었다.

 93년6월 주범 안씨와 긴밀한 공범관계를 맺고있던 이승록씨(수배중)가 남동구로 전출되자 안씨가 김씨를 세무2계 차석으로 전격발탁한 것도 둘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일러주는 대목이다.

 검찰은 세무2계의 문서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김씨가 경찰의 내사사실을 눈치챈 8월중순께 관광비자를 신청한뒤 9월4∼6일에 영수증철을 동료직원들의 도움으로 빼돌려놓고 미국 LA에 사는 처형집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료와 이웃 주민들은 김씨의 재산을 20여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주안2동 자택은 외벽이 수입대리석으로 치장된 대지56평 건평52평에 지하1층 지상2층의 호화주택으로 시가 3억원을 호가하며 이밖에 북구 산곡동 아파트와 부평2동 단독주택등 집이 3채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인 정모씨(31)가 주안역앞에서 수입냉장고·세탁기등을 취급하는 대규모 가전제품 대리점을 운영하고있다.【인천=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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