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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2백명 백화점 고객명단중 별도표시/범인들“거래액 순서대로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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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2백명 백화점 고객명단중 별도표시/범인들“거래액 순서대로 살해”

입력
1994.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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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 “나도 끼였나” 문의 빗발/경찰,명단유출·실종여부 수사 서울 서초경찰서는 22일 「지존파」일당이 확보했던 백화점 우수고객명단을 공개하고 범인들이 명단을 입수한 경위와 범행에 사용했는지 여부를 추궁중이라고 밝혔다.

 4월18일 작성된 「우수회원명단」이란 문서에는 컴퓨터용 A3용지 39매에 모두 1천2백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 카드번호 외에 6개월간의 매출실적등이 기록돼 있는데 범인들은 70여명의 이름 밑에 ○ △ X표로 범행대상임을 표시해두었다.

 경찰은 범인들에게 명단을 넘겨준 사람을 23일 소환, 입수경위및 전달경위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특히 범행대상으로 표시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실종자나 피해자가 있는지도 본격 수사할 계획이다.

 범인들은 『서울 청계천의 브로커로부터 공기총을 사면서 5백만원을 주고 명단을 함께 구입했고 기관총 1정과 소총 6정도 주문했다. 브로커는 부산에 가서 총기를 구해 오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또 『명단의 거래액이 많은 순서대로 죽이려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회원들의 주소가 서울 성남 인천등 다양한 점으로 미뤄 금융기관의 신용카드 회원명단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지존파가 백화점 고객을 앞으로의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강남소재 유명백화점과 담당직원의 집, 언론사등에 고객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강남 백화점중 부유층이 주로 이용하는 H백화점의 경우 22일 이른 아침부터 회원들의 전화가 50여통이나 걸려와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였다. 강남 S, N, G, L백화점등도 마찬가지였다.

 문의내용은 『혹시 우리 백화점이 아니냐』는 것에서 부터 『어떻게 명단이 들어갔느냐』 『카드를 취소하겠다』는등 다양했다. 일부 고객은 『내 이름이 범인들의 손에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물으며 자신들이 범행대상이었다는 생각에 몸서리치기도 했다.

 고객들의 항의전화에 대해 백화점들은 『우리 백화점은 절대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 고객명단은 담당자 일부와 관리자만 다룰 수 있는 1급비밀로 취급하므로 외부인의 접근이 차단된다』고 안심시키기에 안간힘을 다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서초경찰서에 전화를 걸어『혹시 우리 백화점이 아니냐』고 진위를 확인하기도 했다.

 대다수 고객들은『명단의 성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나 1천여명의 명단이 범인들의 손에 넘어갔다는 사실은 신용사회의 개인정보 유출이 얼마나 가공할 부작용을 초래하는지를 이번 사건이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관계당국의 안전조치를 촉구했다.【선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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