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경수로모델 선정 등/벼랑끝타협 가능성/오늘 북미3단계 2차회의전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경수로모델 선정 등/벼랑끝타협 가능성/오늘 북미3단계 2차회의전망

입력
1994.09.23 00:00
0 0

◎양측 “핵해결 마지막고위급회담” 인식/북,연락사무소 얻고 일부 양보할지도 23일부터 제네바에서 시작되는 제3단계 북미고위급회담 2차회의는 1차회의 합의성명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8월5∼12일에 열렸던 1차회의는 북한핵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한 대원칙을 설정한 자리였다. 이후 양측은 지난주의 평양 및 베를린 전문가회의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구체적 실천을 위한 기술적 문제들을 논의했다.

 전문가회담은 제네바 본회담을 효율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한 기초를 조성하는 것이 본질적인 성격이었다. 북미간 연락사무소 개설문제를 다룬 평양회의는 이같은 목적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평가받기는 했으나 핵문제 해결의 기술적 문제를 논의한 베를린회의는 상호접근하기가 힘든 입장차이만을 재확인함으로써 제네바회담의 전망을 낙관적으로만은 볼 수 없게 하는 요인이 되고있다.

 21일 제네바현지에 도착한 북한대표단의 도착성명에서도 이번 회담의 전망을 밝게 점칠 수 있는 단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북한측은 1차회의가 생산적이었음을 지적하기는 했으나 『회담의 진전을 가로막는 세력의 시대착오적 시도가 있다』는 식의 정치적 발언을 통해 회담의 초점과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

 이번 회담의 최대 관건은 경수로 지원문제와 연락사무소 설치시기일 것이다. 이와함께 폐연료봉의 처리 및 북한핵의 과거 투명성 확보문제도 난제이다.

 경수로문제는 우선 모델선정에서부터 벽에 부딪쳐 있다. 1차회담에서 북한은 한국형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도 기본적으로 미국이 알아서 할 것이라는 다소 신축적인 입장을 보였었다.

 그러나 그후 베를린 전문가회의에서 북한측은 모델선정은 구매자인 북한의 당연한 권한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국형에 대한 완강한 거부입장을 확실히 했다. 북한은 독일형과 미국형이 그들이 생각하는 조건에 맞는다고 적시하기까지 했다.

 이와관련, 갈루치 미측 수석대표는 지난주 서울에서 북한은 경수로형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고 말하고 미국은 북한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 북한측과 확연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모델선정 외에도 경수로문제는 북측이 요구하는 보상문제와도 얽혀있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보상문제를 경수로형의 선정과 관련한 협상카드로 쓰려할 것으로 보인다. 1차회의에서 보상문제를 별로 강조하지 않았던 북한측은 베를린 전문가회의에서 이 문제를 상당히 강도있게 제기했다. 북한이 경수로지원을 받는 대가로 동결하기로 했던 50㎿ 및 2백㎿ 흑연감속형 원전건설에 소요된 비용을 경수로 건설비 상환에서 공제하겠다는 주장이다.

 연락사무소 설치문제는 시기와 법적지위및 기능부여가 핵심논의사항이 될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측은 미국으로부터 구체적인 개설시기를 확약받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이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성과로 간주될 수 있다. 북한은 또한 연락사무소의 지위를 외교적 승인에 준하는 것으로 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특별사찰 수락등 핵안전조치의 전면준수및 핵확산 금지조약(NPT)에의 완전한 복귀, 그리고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북한의 확실한 자세등이 개설시기와 직결된다는 입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특별사찰을 통한 북한핵의 과거투명성 확보와 폐연료봉의 제3국이전등의 문제는 북한입장에서 볼 때 경수로지원과 연락사무소 개설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신축적으로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원칙적인 입장만 고수할 경우 회담은 평행선만 달리고 다음 주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이번 회담은 사실상 핵문제 해결을 위한 성격의 마지막 북미고위급회담으로 여겨진다. 이런 점에서 타협은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추구한 핵카드의 목적중 중요한 한가지가 대미관계개선에 있었음을 볼때 정치적 부분과 핵문제해결을 위한 기술적 부분이 타협의 중심으로 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제네바=한기봉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