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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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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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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추석은 여러모로 예년과는 「다른」명절 모습이었다.대이동과 85만대란 귀성차량행렬이 사상최대의 러시를 기록했다.그래서 가족들을 태운 야간운행이 유행하기도 했다.세상에 이런 나라가 또 어디에 있는 싶다.◆지난 여름의 혹독한 가뭄탓에 채소,과일값이 폭등해 주부들의 마음을 더욱 무섭세 하기도 했다.배추 1단에 8천원,배1개에 5천원을 호가했다.중국·북한·태국등에서 쏟아져 들어온 외국농수산물이 제상을 거이 점령한 것도 올 추석의 새 양상이었다.고사리·토란·나물·참깨·녹두·곶감·대추·잣·호두·땅콩·조기·명태·북어등이 국내산 가격의 절반 이하로 공급돼 신토불이를 더욱더 무색하게 만들었다.◆「벌초대행」이란 신종서비스업이 확산되어 특수를 누린 것이나 명절전 성묘가 부쩍늘어난 것도 신세개풍습의 한 단면이다.그러나 이보다 더욱 달라진 게 있다.연휴를 이용해 가족단위로 지방이나 가까운 외국에 관광여행을 다녀온 경우가 지난해의 곱절이 넘었다는 사실이다.휴양현지에서 아예 찰를 지내기도 한다.그래서 현지 호텔이나 콘도에 제수용품을 준비토록하는 예도 늘었다.◆이처럼 너도나도식으로 들떠 시끌벅적하다보니 전국의 양로언·고아원등이 더욱 썰렁하고 쓸쓸했다.찾아오는 사람이 예년에 비해 3분의1수준에 머물렀다는 예기다.다행스럽게도 예년보다 각종 사고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자신과 가족들의 휴식,그리고 즐거운 관광에만 치중한 명절이 되어가고 있는 것같다.◆세상이 변했으니 풍습도 따라 변할 수밖에 엇지 않느냐는게 신세대의 주장이다.하지만 왠지 전통과 규범,예절이 너무 빨리 퇴색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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