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을 상실한 신문을 읽는 것처럼 권태로운 일은 없다. 그리고 독자지향적이지 못한 신문은 우리를 고독하고 비감하게 한다. 최근 신문들이 창의적인 경쟁을 통해 개성을 회복하고 고객지향적인 편집과 제작으로 독자에게 다가오고 있다. 참으로 반길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일보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이미 일곱 개의 매체를 포괄하는 신문그룹으로 일찍이 우리나라 언론발전대열의 전위를 맡아왔으며 특히 우리 문화창달에 크게 기여해 왔음을 우리가 잘 알고 있다. 이번에 또 한국일보가 「한국·한국인·한국일보 DATABOOK 1994」라는 제명으로 데이터 북을 펴냈다. 이 자료집은 과연 우리가 누구인지를 일깨워준다.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며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행동하는가? 소크라테스나 타고르의 충고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갖추어야 될 가장 우선순위 높은 정보나 지식은 우리들 자신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고속성장의 현기증 속에서 정확한 우리의 취지를 잃고 말았다. 「한국·한국인·한국일보」는 우리의 위치를 깨우쳐 주는 소임을 훌륭히 해낼 것으로 믿는다. 특히 사회적 지위변화가 컸던 신세대, 주부, 그리고 직장인의 의식과 행동을 따로 따로 밝힌 것은 이들의 사회·경제적 역할이 중요함을 감안할 때 의미있는 일이라 하겠다.
이 책자는 우리 각자가 우리의 좌표를 헤아리는 데도 도움이 되겠지만 정부나 공공기관의 거시적 정책입안이나 기업의 미시적 전략을 선택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하다.
단 자료의 수집에 대한 방법이 좀 더 구체적으로 밝혀졌더라면 전문가가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안도감을 가지고 이 자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자료집이 언론매체사가 펴낸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독자들은 이 책자에 담긴 자료들이 일반적인 것이기보다는 시사성 있는 이슈와 관련된 것이기를 바랄 수도 있을 것이다. 독자의 기대를 점검하기 바란다. 그리고 만약 이러한 자료들이 독자가 얻고자 하는 것이라면 이것들을 정기적으로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측정하여 우리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싶다.<서강대 경영대학원장>서강대 경영대학원장>
◎조사·정보서비스의 중요성
최근에 우리나라 조사시장은 급속하게 성장하여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의 두번째 시장규모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조사결과의 대부분은 비공개로 묻혀지거나 지극히 단편적인 사항들만이 공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사회가 정보화사회로 급속히 이전되어 가고 있는 추세에서 이러한 귀중한 정보들의 사장은 그 활용도가 매우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일보가 1천5백명이라는 대규모 샘플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표본추출방법을 사용하여 한국인의 의식구조와 생활양식에 대한 상세한 조사를 실시하고 조사자료집 「한국·한국인·한국일보 DATABOOK 1994」를 발간한 것은 매우 주목할만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자의 의미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로 볼 수 있을 것같다.
첫째 최근 기업경영에서 소비자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국민의 생활의식, 특히 소비자의식이 급변하고 정보사회가 도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케팅측면에서는 소비자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수불가결의 요소라 할 수 있다. 전문조사기관이나 기업에서도 소비자를 위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나 이번 조사내용은 광범위한 생활의식에 대한 일반자료로서의 의의뿐 아니라 최근 우리 사회의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집단을 세분화(SEGMENT)하여 심층조사함으로써 자료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둘째 이번 데이터북은 특히 신문지면을 통해 단편적인 정보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신문사로서 새로운 정보서비스의 한 형태인 자료집으로 제공되고 언론의 여론관련 기능을 역으로 돌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한층 진일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마지막으로 독자의식에 대한 조사내용이 지니는 매체특성상의 의의로서 조사내용 중에는 언론환경의 변화를 대변하는 양적인 발행부수 공개에 앞서 질적인 독자특성에 대한 조사를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언론환경의 또 다른 새로운 변화상을 보는 것같아 반가운 시도라 여겨진다.<고려대교수·경영학>고려대교수·경영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