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이십수년전 내가 처음으로 광고계에 입문했을 때, 당시 나의 상사요 스승이셨던 한독약품 이종배부장님(현 코래드고문)에게서 받은 가르침중 평범하면서도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광고는 미지의 사람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다』라는 말씀이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또 그가 원하는 바도 아니지만 나는 그에게 구애를 해야 하고 또 그것이 성공해야 나의 목표인 「물건을 팔 수 있는 것」이다. 그로부터 광고를 만드는 데 있어서 나의 첫 작업은 그 상대(애인)를 구체적으로 그리는 것이 되었다. 광고에서 말하는 타깃 설정에 해당되는데 다른 사람들처럼 그저 인구통계학적으로 「도시에 사는 중류이상의 주부」라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주부를 한 사람의 개인으로 구체화시키는 것이다. 그래야 그 타깃은 구체적인 구애의 대상이 되고 내가 만드는 광고는 생동감 넘치는 사랑의 편지가 되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에게 쓰는 사랑의 편지일지라도 그 대상을 구체적으로 설정해 놓지 않으면 감동적인 것이 될 수 없다. 그녀의 의식, 취미, 생활태도등 라이프 스타일을 알아야 한다. 그러한 정보는 물론 인구통계학적인 타깃에 대한 조사를 통해 얻어진다.
내가 요즘 벌이고 있는 남양유업의 스텝로얄광고, 신세대주부를 테마로 한 「내 아기는 다르다」시리즈도 바로 이런 과정의 소산이다. 즉 여기에 나오는 주부는 내가 사전에 구체적으로 설정한 애인이다. 내가 이 광고에 들인 정성과 노력은 매출로 보상받고 있다.
앞으로 광고는 어떻게 달라질까? 앞으로는 어떤 광고가 효과를 볼 것인가? 미국의 저명한 광고인 존 케이플즈는 이렇게 대답한다. 「더욱 과학화된 광고, 철저한 조사가 뒷받침된 광고」가 될 것이다.
이번에 한국일보사가 펴낸 데이터북은 나와 같은 광고인들에게는 성경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런 데이터에 익숙해지는 것, 그것이 바로 광고의 선진화 내지는 과학화의 지름길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주)서울광고기획 전무이사>
◎「소비자 알기」는 마케팅의 기초/최상진
급변하는 세계환경속,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의 삶의 모습과 사고방식은 어떠한가. 그리고 그 가치관과 생활형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이는 상품 및 서비스를 생산·판매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영원한 궁금증이며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기업은 상품 및 서비스를 구입·소비하는 일반 수요자의 의식주생활, 가치관, 여가생활은 물론 그들의 취미와 기호까지도 상세히 조사·분석해야만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유형·무형의 재화를 생산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장개방과 함께 치열한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내기업들도 이제는 물밀 듯이 몰려오는 외국기업과 상품에 대항하고 성숙한 소비자의식에 맞추기 위해서도 상품개발에서부터 판매에 이르는 마케팅의 제반과정에서 보다 정확한 정보수집과 분석에 의한 데이터에 의존, 이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게 되었다. 따라서 기업내에서 일반 소비자의 인식과 라이프 스타일, 그리고 기호와 유행은 상품 및 서비스의 창출과정중 기획과 마케팅전략 입안의 기초자료이자 필수자료로 취급되고 있고 이들 자료는 엄밀한 정확성이 요구되고 있다. 소비대상이 정확히 분석된 자료들에 의한 상품·서비스기획과 마케팅전략이 기업의 매출과 직접 연관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이번에 한국일보사에서 창간 40주년을 맞아 발간한 「한국·한국인·한국일보 DATABOOK 1994」는 자못 그 의의가 크다 하겠다. 더욱이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 전국의 남녀 1천5백명을 조사대상으로 개별면접후 그 결과를 데이터화한 것은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와 함께 사회주도계층에 대한 최신 자료라는 점에서 기업의 활용도가 크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그간 월요일자 발행, 전국 동시인쇄실현등 남보다 앞선 걸음으로 국내신문을 선도해 온 한국일보가 국내 신문사중 최초로 이와 같은 자료집을 기획, 발간하여 독자 및 광고주들에게 무료 배포하는 것은 신문에 의한 정보서비스가 한 차원 높아지고 있는 실질적인 증거라 보여져 독자의 입장에서나 기업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기쁘고 반갑게 여겨진다.<동양맥주(주) 마케팅이사>동양맥주(주) 마케팅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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