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용인으로 작업실·거처옮겨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조각가 문신씨(71·사진)가 고향인 경남 마산을 떠나 경기 용인으로 거처와 작업실을 옮긴다. 지난 81년 프랑스에서 영구귀국한 이래 고향에 거주하며 혼신의 힘을 기울여 지난 5월 「문신미술관」(마산시 추산동 52의1)을 개관한 그는 뒤이어 미술관 앞에 고층아파트가 세워짐에 따라 이에 대한 항의표시로 마산을 떠나는 것이다.
『재단법인 문신미술관은 시에서 보호받아 마땅한 문화 시설인데, 그 바로 앞과 옆에 3개 동의 고층아파트 건립을 허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술관은 고향에 남아 있겠지만 나는 10월 중순께 친지가 빌려주는 경기 용인의 한 별장으로 떠나 그곳에서 작업하겠다』고 문신씨는 말했다. 용인행은 그의 참담한 심경을 반영하는 것인데 그가 마산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완공될 이 11층 아파트는 이미 기초공사가 시작되었다. 때문에 소음과 진동등을 못견뎌 미술관은 개관 40일만에 잠정 폐쇄됐다. 완공이 될 경우 이 아파트들은 미술관에서 바라보이는 바다의 왼쪽 절반을 가리고 또한 미술관을 에워싸는 모양이 되어 버린다.
마산시는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위한 사업이기 때문에 층수조정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마산과 부산등의 문화예술인들은 『그곳은 산의 7∼8부 능선에 해당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고층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문신미술관, 추산공원 뿐 아니라 도시 전체의 미관을 크게 해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하며 고층아파트의 건립중지와 다른 부지마련을 촉구하는 연대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문신씨는 지난 6월30일 미술관에 진열 중인 자신의 초기회화 9점을 도난당했고, 8월3일에는 넘어져 오른쪽 대퇴부 골절상을 입는등 설상가상의 악운을 겪고 있어 몹시 지친 표정이었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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