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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눈(안)」/민병용 본사통일문제연구소 연구위원(남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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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눈(안)」/민병용 본사통일문제연구소 연구위원(남과북)

입력
1994.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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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통일이 벌써 4돌을 맞이한다. 1990년 10월3일 통일축제의 현장인 베를린 제국의회광장에서 열광하던 2백만 군중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늘에는 축복, 땅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형형색색의 불꽃이 하늘을 수놓았고 광장을 가득메운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고 통일! 통일!을 외쳐댔다」 독일 슈피겔지는 통독4주년기념으로 동독인들의 의식구조를 조사발표했다. 그들은 오늘 『나는 독일인』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동독인중 54%가 『생활이 향상되었다』고 만족해했다. 대다수의 독일인들은 ▲경제적인 기적을 이룩할 것이다 ▲운동경기에서 정상을 정복할 것이다 ▲유럽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등 통일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처음 독일이 갑작스레 하나가 되었을때 ▲통일비용때문에 서독의 경제가 좌초한다 ▲동독인과 너무 이질감을 느낀다는 우려도 많았지만 4년만에 그 시각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 물론 서독은 통일직후에 주변 및 강대국을 의식, 통일의 문제점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는등 엄살을 떤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에는 독일통일을 과소평가하는 이들이 적지않다.

 지난주 통일축하의 그땅 베를린에서는 공교롭게도 한국의 경수로를 북한에 지원하는 문제등을 놓고 미국과 북한의 전문가회담이 열렸다. 물론 별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23일 북미3단계2차회담에서 재논의가 예상되고 양국관계는 순항할 것 같다.

 요즈음 한국의 통일 안보팀에 따가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정책혼선이다』 『일관성이 없다』 『너무 공조체제만 찾는다』 『장기적인 비전이 없다』고 걱정이다. 더 나아가서 국론만 분열이 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의 조순승의원은 한 세미나에서 한국외교의 4대문제점을 ▲일관성결여 ▲자주성결여 ▲창의성결여 ▲철학빈곤이라고 지적한 바가 있다.

 이제 대북정책은 하나의 예술이 되어야 한다. 정부부처간에 하모니를 이루고 북한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역사라는 자로 재는데 빗나가서는 안된다. 그리고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한국의 통일외교팀이 심기일전할 때이다. 그리고 남북한 회담을 빠른 시일내에 다시 제안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또한 회담에 나서는 자세도 더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

 우선 통일을 위한 장단기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단기적 상황에 대처하는 비중 못지 않게 장기적 플랜이 있어야 한다. 김영삼대통령은 1998년까지 통일의 2단계인 남북한연합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둘째는 남북회담은 공개와 비공개의 양면성이 필요하다. 공개제일주의에는 보기는 좋지만 성과를 얻기가 어렵다. 때로는 비공개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을 공개때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는 북한의 체면을 어느정도 살려주는 것도 좋다. 경수로문제는 회담이 구체화되기도 전에 한국형이어야 한다는 여론이 너무 강해서 그들이 내놓고 받기가 어려워 진 것도 사실이다.

 넷째 역사의 눈(안)으로 보아서 통일로 가는 길이 떳떳해야 한다. 항상 민족의 내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남북한 정상회담으로 그동안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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