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투기 등 치부에 공직 최대이용/상납미끼 「배경」유지… 구 인사도 “손안에” 인천 북구청 거액세금 횡령사건의 주범 안영휘씨(53·전북구청세무1계장)의 치부행각은 「돈에 눈먼」공무원이 어느 정도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안씨는 시민의 혈세를 횡령한 거액의 돈을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한 뇌물뿐아니라 부동산투기, 고리대금업등 각종 치부행각에 쓰고 공직을 이용한 이권개입에도 간여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또 구청내 상급자뿐 아니라 시청 간부들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제공하면서 비호세력으로 삼아 구청내에서 직원인사를 좌지우지하는 「실세」노릇을 해왔다. 안씨가 어떻게 축재를 해왔고 누구와 나눠먹었으며 어떻게 썼는지가 현재 검찰수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안씨는 재직당시 6급신분의 하위공무원이었지만 퇴근후에는 「안사장」으로 통했으며 일부 구청직원들은 구청내에서도 안계장 대신 안사장으로 불러왔다고 밝히고 있다. 안씨는 본업인「공무원」을 저버리고 「사채업자」 「땅투기꾼」노릇을 해왔던 셈이다.
지난해 6월 퇴직한 안씨는 당초 경찰조사에서 자신의 재산규모를 현금2억5천만원을 포함, 32억여원대로 진술했으나 16일 검찰에서 64억여원이라고 번복했다.
그러나 본사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안씨는 북구청 코앞의 노른자위땅 두곳과 인천시청앞에 신축중인 건물및 토지, 자연녹지내 호화주택등 모두 1백억원대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안씨가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풍문까지 나돌고 있어 정확한 재산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투기 수법이 상급자등 다른공무원과 유착, 개발정보를 사전에 빼내는등 공무원 직위를 최대한 활용한 것이어서 동료직원들조차 뻔뻔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안씨가 구월지구 토지구획 정리사업이 끝난 89년9월 평당 2백만원에 매입한 인천시청부근 남동구 구월1동1129일대 토지 2백14평은 92년 상업용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시계획이 변경되면서 평당 7백만원으로 폭등,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안씨는 86년부터 전북구청세무직원 조모씨와 동업, 사업가 윤모씨(50)등에게 5억원을 빌려주고 매월 10% 5천만원씩의 높은 이자를 챙기는 사채놀이와 수십억원의 공·사채권장사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안씨는 세금횡령과 사채놀이등으로 치부한 자금을 「세탁」 또는 관리하기 위해 자신이 세금을 집중횡령한 89년 1월부터 91년 12월까지 인천 북구 부평동 부흥새마을금고에서 이사로 재직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안씨가 이 새마을금고의 규모가 작아 보안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 평균 10억원대의 거래를 해오며 부동산투기·뇌물상납등에 이 자금을 사용해온 것으로 추정하고 안씨명의의 계좌 20여개를 추적하고 있다.
안씨는 또 북구청 세무1계장 재직당시인 지난해 3월 북구청이 산업폐기물처리업체 공개입찰을 실시할 때 입찰에 참여한 61개업체중 대행업체로 선정된 인천 남동구 간석1동 W환경의 이사를 지낸 것으로 드러나 안씨가 공직을 이용, 사업을 따내게 해줬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런 비정상적인 축재를 보장받기 위해 안씨는 인천시내 주요기관의 간부들에게 정기상납을 함으로써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이를 배경으로 구청에서 실세노릇을 해왔다.
심지어 지난해 북구청장을 지낸 이모씨가 문민정부 출범이후 사정작업의 하나로 안씨를 제거하려 했으나 힘이 달려 결국 명예퇴직선으로 교묘히 절충했다는 설도 돌고있다.
검찰수사결과 안씨의 비호세력은 구청장·부구청장·시감사실등으로 줄줄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밖에도 경찰·구의회쪽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안씨의 상납대상에 구청 및 시 간부들외에 경찰의 모간부와 구의회까지 포함됐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내가 입을 열면 여러 사람이 다친다』며 경찰수사초기 큰소리까지 치던 안씨의 비호세력의 실체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인천=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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