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대신 친척들 모여 식사/김부자사진앞에서 충성 다짐 북한에서는 추석을 어떻게 보낼까. 북한은 국경일·민속명절·기념일등을 총칭해 「명절」로 부르고 있다. 또 명절은 공휴일, 휴무일(공휴일과는 달리 노동량이 부과돼 차후에 이를 보충해야 함), 기념일로 구분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명절 지내기는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배척돼 왔다.
설(1월1일)만은 공휴일에 포함돼 있지만 이 날도 「사회주의 7대 명절」(김정일생일 김일성생일 국제노동자절 해방기념일 정권수립일 노동당창건일 헌법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남북대화가 시작될 때 쯤인 72년 북한은 추석에 한해 인근 조상묘에 대한 성묘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그후 88년 추석을 휴무일로 정한데 이어 89년부터는 음력설과 단오까지 휴무일로 지정, 전통명절을 점차 부활시켰다.
제사는 휴전 후부터 금지돼 오다 60년대 말부터 직계존속의 사망시 탈상 때까지만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88년 이후부터는 민속명절에 즈음한 제례를 허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제사방식은 74년 김일성의 『많은 음식을 차려놓고 절을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교시에 따라 이른바 「사회주의 제사」를 치르고 있다. 즉 조상묘에 꽃을 가져다 놓든가 친척들이 모여 제사상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는 몇 가지 음식을 차려 놓고 식사를 함께 하는 정도다. 귀순자들에 의하면 대부분 주민들은 자신들의 집에 걸린 김일성부자의 사진 앞에서 「대를 이은 충성」을 다짐하는 것으로 추석행사를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외부선전 매체들에는 널뛰기·그네뛰기·씨름등 민속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띄지만 이는 모두 선전을 위해 의도적으로 꾸며진 행사라는 것이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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