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동안 소득없이 말씨름만 벌였던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드디어 항구적인 평화를 이룰 중대한 시점을 맞고 있는 것 같다. 워런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은 두 나라가 평화의 틀을 짜기 위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언질을 주고 있다. 이츠하크 라빈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지난 67년 6일전쟁당시 점령한 골란고원에서 부분 철수하겠다고 제의했다. 골란고원은 6일전쟁이전 시리아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위해 포대를 설치했던 곳이다. 골란고원의 이같은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이스라엘 정부는 그동안 1만3천명의 자국민들숄죈주시켰다.
라빈총리의 철수계획은 이스라엘 강경세력으로부터 즉각 반대에 부딪쳤다. 이 문제가 평화협상의 조건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논란은 더욱 커질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정부측은 『라빈총리의 계획은 어차피 희생을 감수하고 시작하는 것인만큼 시리아의 대응에 따라 더 융통성있는 제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협상은 어렵고 복잡할 것이지만 최소한 영토문제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리아는 골란고원의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수도 다마스쿠스가 이스라엘 포대의 사정권안에 드는 것을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골란고원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할 경우 어느 지도자도 살아남을 수 없다.
시리아는 이집트가 시나이반도를 돌려받은 것처럼 수년에 걸쳐 완전히 철수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벌이려 한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골란고원에 포대를 설치하지 않는 완전한 비무장지대화를 추진한다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양측의 기본적 이해를 충족시키는 방안은 없을까. 다마스쿠스에서 최근 흘러나온 소문은 타협적인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에 합의가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크리스토퍼장관의 이번 순방기간에 타협안을 마련해낼 수 있을지가 그의 능력에 대한 중요한 평가기준이 될 것이다.【정리=박진렬LA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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