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겪은 이산 아픔 풀어내 북한을 탈출해 6월16일 귀순한 재일북송교포 2세 진광호씨(26·전인민군 온천수산기지 보급부대 운전사)는 그 어느때보다 풍성한 한가위를 맞게 됐다.
진씨는 17일 상오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19층 신세계홀에서 일본에 살고있는 할머니 이두홍씨(71)와 큰아버지 진선양씨(52)를 만나 혈육의 정을 눈물과 통곡으로 확인했다.
할머니 이씨는 손자를 보자 『네가 왔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90년 이씨가 방북했을때 만난이후 4년만의 해후였지만 실로 30여년간 겪었던 이산의 아픔이 한순간에 풀리는 자리였다.
61년 일본에서 차별대우를 견디다못해 북송선을 탄 아버지 진선언씨와 북한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진씨는 북송교포를 「간첩」이라며 따돌리는 북한체제에 염증을 느껴왔다. 새로운 인생을 꾸려보겠다고 입북했던 아버지는 차별대우를 받으면서 정신병까지 얻었으며, 90년에 직장동료들에게 집단구타당해 목숨을 잃었다. 주변의 감시를 견디다 못한 진씨는 결국 지난해 10월 두만강을 건넜다.【선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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