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들 시선 전같지 않을것”… “오해 싫다” 외식도 삼가 공무원들에게는 올 추석 고향가는 길이 어느해보다 더 멀어 보인다. 인천북구청 거액세금횡령사건 탓에 친구나 친척들의 눈길조차 전같지 않을 것같아 『고향가기가 두렵다』는 이도 많다.
평소 이런 일이 없을때도 늘 주변시선이 편치않았던 세무공무원들의 어깨는 특히나 처져 보인다. 한때 유행어였던 일본말 「민나 도로보데스」(모두가 도둑놈입니다)가 다시 부활돼 가뜩이나 불편한 심사를 더 뒤집어놓고 있다.
일선 구청 세무공무원과 세무서 직원들은 괜한 오해를 받지않기 위해 복지부동의 모습으로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다. 점심을 위한 외출조차도 삼가고 될수 있는한 사람들과의 만남도 피하려한다. 어쩔수 없는 만남에서는 표정관리에까지 신경을 써야할 지경이다. 물론 『잘못한게 없으니 떳떳하지 못할게 없다』고 「도매금」대우를 거부하는 소신파들도 있으나 설득력없는 현실앞에서 곧 목소리의 힘을 잃고 만다.
영등포구청 김모계장(44·세무계)은 『북구청 비리수사가 확산된후 잔뜩 주눅든 동료들의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며 『도무지 고향길이 선뜻 내키지 않는다』고 허탈해했다.
사실 서울의 경우 2∼3년전부터 각 구청 세무계 근무지원율이 뚝 떨어지자 지난해 2월 처음으로 행정직에서 전문 세무직을 차출했다. 물좋던 「화려한 시절」은 전설로나 남았는데도 시민들의 눈길은 여전한데다 일이 복잡하고 골치아파 대부분이 기피했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이번 사건으로 이들은 세무직을 맡게된 자신들의 「불운」을 한탄하고 있다.【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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