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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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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왕국인 미국을 실증하는 통계가 나와 눈길을 끈다. 외신이 전하는 것을 보면 미국의 수감자는 1백30만명이나 되어 55개국과의 비교에서 세계 최고다. 이는 인구 10만명당 5백19명 꼴이다. 소련의 10만명당 5백58명과 비교하면 수감률에서는 2위다. 미국의 범죄율이 높은 것은 백인보다 6배나 많은 죄를 저지르는 흑인 때문이라는 것. ◆흑인들의 잦은 범죄 때문에 우리 재미동포들이 희생되는 사례가 자주 있기도 하지만, 그 흑인들의 범죄는 초일류국가인 미국이 지닌 가장 큰 고민중의 하나다. 수감률 3위는 인종분리정책을 아직도 고수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인구 10만명당 3백68명. 반대로 인도네시아는 10만명당 수감률이 22명으로 가장 낮다. 그 통계에서는 우리의 수감률이 어느 정도인지를 밝히고 있지 않아 궁금하다. ◆미국은 지금 범죄자가 하도 많다 보니 범죄증가율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 범죄자를 먹여주고 재워줄 교도소가 초만원이라는 것이다. 가둬 둘 범죄자는 날로 늘어나는데 가둬 둘 장소가 없다면 이보다 더 큰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고 인권을 중시하는 미국에서 아무리 죄수라고 콩나물시루처럼 가둬 둘 수도 없을테니 그 고민을 알만도 하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각 주의 교도소들은 형기단축·조기석방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해서 빨리 풀려난 전과자들은 다시 흉기를 들고 강도짓을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돼 범죄왕국의 오명을 벗을 길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도 요즘 조직폭력배가 다시 고개를 드는등 범죄가 다발하고 흉포해지고 있다. 선진미국을 배우는 것은 좋지만 범죄왕국까지 닮아가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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