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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기원담은「비사」­주몽건국설화 유사/“동몽골은 옛고구려땅”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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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기원담은「비사」­주몽건국설화 유사/“동몽골은 옛고구려땅”뒷받침

입력
1994.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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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동질성 엿볼 문헌들 많아/「다리강가」외 2곳에도 고구려성 전설 동몽골지역은 분명 옛 고구려땅이었다. 한국일보사와 대륙연구소(회장 장덕진)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몽공동학술조사단(단장 손보기)이 주관하여 최근 동몽골 지역에서 발굴한 고구려 성터와 무덤은 이같은 사실을 웅변으로 증명하고 있다. 92년부터 2년간 철저한 기초조사를 거쳐 거둔 이번 성과는 말로만 떠돌던 고구려성 전설을 확인하고, 나아가 민족의 기원까지도 추적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 특히 이 지역의 문화적·민족적 동질성을 엿볼 수 있는 문헌기록, 전설등을 살펴보면 이같은 사실은 더욱 분명해진다.

 선사시대부터 유목민들의 정착지였던 이 지역은 몽골뿐 아니라 고구려 만주 부여등의 기원설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그 내용 또한 놀랄만큼 유사하다. 특히 몽골민족의 기원, 건국과정을 담은 「몽골비사」의 내용과 고구려의 주몽건국설화는 등장인물과 배경등이 연결되는 측면이 많다.

 몽골 고대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박원길씨(단국대강사)는 『몽골비사에서는 코리 투매드족의 한 족장인 코릴라타이 메르겐이 다른 족장들과의 갈등 끝에 결별하여 새로운 부족을 형성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이는 주몽이 북부여에서 탈출하여 고구려를 건국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특히 주몽이 태어났다고 기록된 고리국은 코리의 음역으로서 발음이 동일한 것은 매우 시사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60년대 초부터 몽골족과 한민족의 기원문제를 연구해온 수미야바타르교수(단국대 몽골어학과)도『백발백중의 명궁이었다는「주몽」이 몽골어로 「정확하게 활쏘는 사람」을 뜻하는 주베 메르겐과 비슷하다. 게다가 주몽이 탈출도중에 큰 강에 이르러 고기와 자라들의 도움을 받아 강을 건널 수 있었다는 내용은 몽골의 영웅설화에도 자주 등장한다』고 말했다.

 이와같이 몽골과 고구려의 동질성을 보여주는 문헌기록들은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구전되는 전설을 통해서도 뒷받침된다.

 몽골의 대표적인 고고학자인 헨 페를레가 61년에 발표한 「몽골인민공화국 고중세 성읍지약사」라는 논문에 『다리강가 지역에 건물의 푸른 벽돌이 많이 출토되고, 인근 주민들은 이를 고려성으로 부른다』는 내용이 실린 후 유사한 내용이 잇달아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90년부터 동몽골지역에서 전설을 수집해온 주채혁교수(강원대·한몽공동학술조사단 학술대표)는 이번에 발굴이 이루어진 다리강가지역 외에도 두곳에서 고구려성 전설을 확인했다. 다리강가에서 각각 동북쪽과 남쪽으로 약 20 떨어진 지역에서 전해지는 전설들은 모두 「고리」사람들이 성을 쌓고 살았는데, 다른 세력들에 의해 동남쪽으로 쫓겨났으며 그 유적이 지금도 남아있다는 내용이다.

 손보기단장은 『고구려성 발굴작업은 돌하르방을 조사하던 중 우연히 주변주민들의 일치된 증언을 듣고 시작한 것이다. 각 지역에서 구전되는 전설이 모두 같기 때문에 유물발굴과 함께 지속적으로 상세한 채록작업, 문헌조사를 통해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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