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내달 3억불씩/자기자본 천억이상돼야 자격 재무부는 16일 국내기업의 해외증시상장규정을 마련, 올해안으로 포철과 한전의 뉴욕증시상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포철은 10월초, 한전은 빠르면 10월말 각각 3억달러의 주식예탁증서(DR)를 뉴욕증시에 상장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상장기업중 자기자본이 뉴욕증시에 상장할 수 있는 기준(1천억원)을 넘는 기업은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금성사 (주)대우 삼성중공업 럭키 유공 쌍용정유 쌍용양회등 9개사다. 이들중 일부는 국제적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빠르면 내년 상장을 목표로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뉴욕증시에 상장하려면 국내기준보다도 한층 엄격하게 내부경영지표를 모두 공개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재무부가 증권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한 「해외증시 상장법인관리규정」에 의하면 국내 상장기업을 뉴욕 런던 동경증시에 상장시키려면 해당 증시의 상장자격을 갖춘 후 증관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상장한도는 해외증권발행한도와 마찬가지로 총주식발행수의 15%이다.
해외상장기업은 상장추진일정 및 내용, 상장후 외국증권기관에 제출하는 각종서류등을 모두 국내에서도 즉시 공시해야 한다. 재무부는 증관위와 해외증권감독기관간의 정보교환협정을 체결, 거래내역이나 매매중단등의 시장조치등을 상호 교환할 예정이다.
◎해설/국내유명기업 국제적 성장 “발판”/지명·신용도 높이는 계기… 자격·심사 까다로워
국내유명기업의 해외상장시대가 열린다. 기업평가를 국내투자자뿐만 아니라 국제투자자에게서도 받겠다는 취지다. 이미 포철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심사를 마쳐놓고 있다. 상장일은 10월7일로 일단 잡혀 있다.
재무부는 올해 해외증권발행한도인 25억달러가 이미 소진됐으나 포철에 대해 3억달러의 특별한도를 배정했다. 포철은 아울러 SEC로부터 2년이내에 7억달러의 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포괄한도를 이미 얻어 놓고 있어 추가발행도 자유로운 상태다. 한전은 출발이 약간 늦어 10월말께 상장시킨다는 계획아래 현재 절차를 밟고 있다. 한전은 양키본드를 발행하려고 확보해 놓았던 3억달러를 주식예탁증서(DR) 발행으로 돌릴 것이므로 추가한도의 배정이 필요없다. 해외상장가격은 포철이 국내가격보다 30%가량, 한전은 20%가량 높게 할증 발행할 예정이다. 국내의 외국인투자자들에게 포철은 35%가량, 한전은 15%가량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음을 감안한 것이다.
재무부가 이러한 해외상장을 추진한 이유는 기업의 국제적 지명도나 신용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 70년 소니를 비롯한 유명기업들이 뉴욕증시상장을 통해 국제적 기업으로 커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렇다고 해외증시 상장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해주는 것만은 아니다.
뉴욕증시의 상장자격이 까다롭기로 이름나 있어 국내기업들이 제대로 대응해 나가기가 쉽지 않기때문이다. 뉴욕증시에 상장하려면 2가지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우선 SEC에 2년치의 연결재무제표등 5년간의 재무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어 NYSE의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주주수가 5천명 이상이고 최근 3년간의 당기순이익이 1억달러를 넘어야 한다. 시가총액과 고정자산도 각각 1억달러를 넘어야 하며 주식수는 2백50만주 이상이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연결재무제표 심사가 고비다. 국내에서는 동일 회사내에서의 사업부문별 재무분석은 하지 않는 반면 SEC에서는 이 부분을 면밀히 다룬다. 예를 들어 여러가지 주력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경우 특정상품의 덤핑여부가 그대로 드러날 수 있다는 말이다. 기업으로선 치명적인 약점을 공개하거나 인정하는 꼴이 된다. 이때문에 외형상으로는 자격이 있어 보이는 대규모 기업들도 뉴욕증시상장을 함부로 추진하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에도 선별적으로 해외증시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홍선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