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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가에 「노인당 돌풍」/노인복지 대변 “정치파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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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가에 「노인당 돌풍」/노인복지 대변 “정치파워”로

입력
1994.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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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화란·룩셈부르크·덴마크 등/“영향력 높이기” 의석 확보도 올초 네덜란드의 남부 아인트호벤시에서는 정부의 연금삭감에 반대하는 노인들의 시위가 있었다. 연금삭감중단을 요구하는 노인들의 시위는 자주 있었지만 1만5천명이 참가한 이번 시위는 여느때와는 다른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다.

 시위 불과 6개월전에 창당된 「노인당(AOV)」과 「유니언55」등 2개의 노인정당은 이 시위 수주후에 있었던 총선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뒤엎고 7석이나 획득, 기존 정계의 구도를 다시 짜야 할 정도의 충격을 가져왔다.

 아인트호벤의 노인시위는 말하자면 네덜란드 정가를 뿌리째 흔든 「태풍의 눈」이었던 것이다.

 정치계를 향한 노인들의 대약진은 비단 네덜란드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지난 6월 총선에서 룩셈부르크의 노인당(ADR)은 처음으로 5석의 의석을 차지, 녹색당과 함께 제4당으로 올라서는가 하면 불과 6개월전에 창당된 또다른 노인당인 WOW는 유럽의회선거에서 총12만7천표를 획득, 3.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10월의 총선을 앞둔 독일에서도 독일노인당은 목표한 득표율 5%를 달성할 수 있는가에만 관심을 두고 있을 뿐 의석은 이미 확보된거나 다름이 없다고 자신하고 있으며 이는 오래전에 독일 정가의 상식이 되어 버렸다.

 유럽각국에서의 노인당의 정치적 성공은 기존 정치판에 커다란 딜레마를 가져왔다. 국가 경쟁력회복을 위해 노인연금을 포함한 각종 복지비용의 감축을 소리 높여 외쳐왔던 기존 정치인들은 노인들의 때아닌 정치참여로 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점점 늘어나는 노인들의 「한표」만을 의식하기에는 유럽 각국의 경제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최근 노인당을 통해 네덜란드 국회의원배지를 단 레오 보가드씨는 『이제 유럽의 노인들은 일어서고 있다』는 말로 노인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암시했다.

 그는 기존정당이 노인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어 노인들이 정치판에 뛰어들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노인당의 모태가 된 「그레이 펜서」의 대변인 크리스타 아우렌탈레씨(여)도 『노인들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하루가 다르게 노령화하는 독일사회를 그 근거로 들었다.

 창설된 지 5년만에 덴마크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압력단체가 된 덴마크 노인협회(DANE AGE ASSOCIATION)의 사무총장 비얀 아스토럽씨는 『우리가 정치적 방법으로 우리의 이익을 쟁취해 나간다면 정부관리와 공무원은 항상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들의 정치적 위기를 감수하면서 경제회복을 위해 과감한 복지축소정책을 지속해 나갈 것인가 아니면 안정적 정권 유지를 최우선으로 할 것인가라는 유럽정치권의 심각한 고민뒤에는 이미 강해진 유럽의 노인들이 버티고 있다.【암스테르담=황유석기자】

◎유럽의 복지제도/실직수당 등 국가별로 편차 “세계최고 수준”/그리스 GDP의 20%, 네덜란드 30%편성

 유럽연합(EU) 사람들은『실직하거나 생활무능력자가 살기에는 벨기에 독일 덴마크가 천국이고  아들이 둘 딸린 과부가 살기에는 이탈리아 보다 스페인이 좋다』는 농담을 자주한다. 천차만별인 사회복지제도 때문이다.

 EU 국가의 사회복지는 전체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자세히 보면 나라마다 크고 작은 차이가 있다. 그리스는 국민총생산(GDP)의 20%를 사회복지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반면 네덜란드는 30% 이상을 사회복지에 쓰고 있다.

 ○…사회복지 혜택의 수준에도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독일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는 생활보장보험과 유사한 형태의 사회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질병등으로 일을 할 수 없거나 경기침체로 실직을 당했을 경우 예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생활비를 지급받을 수 있다.

 이에 비해 영국 아일랜드 덴마크는 주로 세금에 의존해 사회복지예산을 편성하고 있기 때문에 질병이나 기타 이유로 실직했을 경우 생계를 겨우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보조를 받는다.

 이탈리아 네덜란드의 복지혜택 수준은 독일보다는 다소 낮지만 영국보다는 높으며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는 다른 나라에 비해 사회복지수준이 뒤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면 벨기에에서 질병등으로 생활무능력자가 됐을 경우에는 전체 근로자 평균 임금의 97%에 해당하는 실직수당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포르투갈에서는 같은 경우 평균 소득의 30%정도만 지급된다. 경기침체등으로 실직을 당하면 벨기에에선 1년간 실직되기전 임금의 79%를 받을 수 있지만 영국에서는 실직되기전 임금의 23%만 지급한다.

 직업을 갖고 있는 여성이 출산휴가를 얻을 경우 네덜란드 독일 그리스 프랑스 포르투갈 벨기에 룩셈부르크에선 최소한 3개월간 임금 전액이 지급된다. 하지만 영국에선 6주간은 임금의 91%, 다음 12주간은 임금의 25%만 지급된다.

 이런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유럽의 사회복지제도가 세계 최고수준임은 분명하다.【룩셈부르크=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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