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문제에 「입장표명」주목/카터「역할재개」논의 여부도 관심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이 내일(17일)부터 25일까지 8박9일동안 미국을 방문한다.
김이사장의 방미는 정계은퇴후 이번이 세번째. 김이사장은 20일 워싱턴의 헤리티지재단과 존스홉킨스대의 외교학과, 21일 뉴욕의 외교협회에서 각각 연설한뒤 22일에는 애틀랜타에서 카터전미국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아·태재단측은 김이사장의 방미가 오는 12월 1∼2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아·태지역 민주지도자대회」에 미국측 인사들을 초청하기위해 준비된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방미는 김이사장의 행보에 한획을 긋는 중요한 의미를 가질것이라는게 아·태재단과 김이사장 측근인사들의 전언이다. 김이사장은 최근 『이제부터는 통일과 외교문제에 관한한 할말은 하겠다』는 뜻을 세웠으며 미국이 그 첫 「무대」가 된다는것이다.
때문에 그가 행할 세차례의 연설내용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재단측에 의하면 김이사장은 북한핵문제를 비롯, 북미·남북·한미관계와 동북아의 안정문제를 두루 거론하면서도 미국을 향해서는 북미협상과정에서 실질적 당사자인 한국을 소외시켜서는 안된다는 점을, 우리정부에 대해서는 보다 유연하고 실리적인 대북정책수립의 필요성을 집중 강조할 계획이다. 재단의 한관계자는 『김이사장은 특히 우리정부가 북한핵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미국과 일본의 계산을 간과함으로써 외교적 고립과 실패를자초하는 현실등에 대해 입장을 밝히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이사장이 그동안 견지해왔던 조심스런 자세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김이사장은 의사전달 방식에 있어서는 직설적인 정부비판보다는 우회적인 문제제기와 함께 국익차원에서 어떤 외교정책이 과연 바람직한지에 대한 충고와 대안제시에 역점을 둘것으로 보인다.
김이사장의 방미일정중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역시 카터전미국대통령과의 회동이다. 이 자리에서는 김일성사후 북미, 남북관계와 북한핵문제의 진전을 위한 카터의 「역할」등이 다양하게 논의될것 이라는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재단측은 『북한핵문제등의 돌파구마련을 위해 카터가 다시 북한을 방문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될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김이사장은 또 클린턴 미국대통령에게 김영삼대통령과 김정일을 미국으로 초청, 남북정상회담을 주선하도록 제의한 바 있기 때문에 미국의회와 미정부관계자들에게 이의 실현을 위한 협조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김이사장은 미국방문에 이어 10월과 11월에 각각 러시아와 중국을 방문하고 내년 봄에는 「납치사건」이후 20여년간 발길을 끊었던 일본도 방문할 계획이다. 그리고 올해 12월에는 세계의 지도급인사 다수를 초청, 매머드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눈에 두드러지게 바쁜 움직임이다. 김이사장이 바삐 움직이는것 만큼이나 그의 활발한 행보에 쏠리는 정치권의 관심 역시 범상치 않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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