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올 추석 귀성교통은 사상 최악이 될 모양이다. 귀성교통길을 악화시킬 악재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전국의 차량이 7백만대를 넘었다. 지난 해 추석 때보다 1백9만대 이상 늘었다. 이 많은 차량의 69% 가량이 자가용 승용차다. 귀성해야 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 사는 수도권에 차량 또한 49%이상 몰려 있다.
서울등 수도권에서 귀성할 70만대의 차량중 69%가 고속도로를 이용하겠다고 하니 17일 하오부터 시작될 추석귀성길의 경부·호남·중부 고속도로가 넘치고 터져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추석 연휴만도 4∼5일로 최장이라 귀성객을 부쩍 늘게 할 요인이다.
17일부터 22일까지 전국적으로 2천7백80여명이 이동하고 수도권에서만도 7백50만명이 고향을 오갈 것이라니 고속도로야 말할 것도 없고 철도·항공 그리고 국도와 지방도로가 귀성차량과 인파로 뒤덮여 아우성치고 몸살을 앓을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기만 하다.
그러나 귀성교통대책은 뾰족한 게 없다. 고속도로는 경부선의 서울―대전 구간이 확장됐고 영동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이 넓어졌을 뿐이다. 그렇다고 고속도로나 국도와 지방도로를 추석이나 설과 같은 명절교통의 최대수요에 부응할 만큼 확장할 수도 없는 것이니 명절연휴의 교통전쟁은 어차피 치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책은 뻔하다. 연휴 4∼5일의 오가는 길을 한날 같은 시간대에 집중하지 않도록 각자가 세심하게 생각해서 귀성길에 나서고 갓길 통행등 질서를 깨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다행히 이번 추석 귀성 때는 서울 양재에서 신탄진 인터체인지까지 경부고속도로 1백35에서 17인승 이상 버스전용차선제를 실시한다. 몇명이 타고 가는 자가용 승용차보다는 다인승 차량이라도 빨리 소통시키려는 궁여지책이다.
그러나 고속도로 1차선에서 실시하는 버스전용차선제도 승용차가 끼여들면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설령 버스전용 1차선이 잠시 잠깐 비었더라도 개인승용차들은 끼여들지 말아야 한다. 이번에 실시하는 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선제는 시민의식을 시험하는 시험차선이라 할 수 있다.
이 시험차선 운행에 성공을 거두게 되면 대도시 내의 버스전용차선제도 훨씬 효율적인 것이 될 것이고 또 그것이 성공적이면 명절연휴뿐 아니라 휴가시즌에까지 확대 실시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통질서의식 테스트가 합격점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들이 협조하고 동참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하여 귀성하는 모든 이들이 명랑하고 안전한 고향나들이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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