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우발사건”강조/피해측 주장과 상반/「사전에 치밀한계획」반박 여러정황소개/기존해명보단 자세하나 새내용은 적어/검찰 참고정도에 수사결론영향 검찰의 12·12사건조사 서면질의에 대한 전두환 전대통령측의 답변은 12·12사건이 정승화 당시 계엄사령관 겸 육군참모총장을 10·26사건 용의자로 연행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우발적 사건임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 부분은 사실상 검찰조사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만약 전전대통령측의 주장대로 당시 합수부측의 정전총장의 연행이 단순히 시해사건 조사를 위한 것이었다면 정전총장등 12·12 피해자측이 제기한 쿠데타 또는 군사반란이라는 주장은 원천적으로 성립할 수가 없게 된다.
전전대통령측은 답변자료에서 우선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계획한 3단계 혁명계획(박대통령 시해―군장악―정권장악)중 정전총장이 2단계까지 실현되도록 사실상 도와주었다고 주장했다. 정전총장은 김재규가 박대통령를 시해한 직후 이 사실을 알아채고도 그를 도와 내란을 방조했다는 것이다. 전전대통령측이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한 것은 당시 합수부의 수사자료다.
전전대통령측은 이와 함께 정전총장의 연행과정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대통령의 사전재가가 이루어지기 전에 정총장을 연행한 것은 시비의 소지가 있음을 인정하나 그 때의 상황상 불가피했다는 주장이다.
즉 연행계획을 사전에 최규하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노재현 국방부장관의 도피잠적으로 재가가 늦어졌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사건확대의 계기가 된 총장공관내 총격사건에 대해서도 전전대통령측은 당시 총장연행팀이었던 우경윤 당시 합수부수사2국장이 정전총장측에 의해서 피격됐다고 밝혔다. 전전대통령측은 그동안 이 부분에 대해 상세한 언급을 회피해 왔었으나 이번 자료에서는 사건 당시 총장공관 2층에 있던 청년이 우국장에게 권총을 쐈다고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정총장측은 이에 대해 합수부수사요원들간의 오인사격에 의한 피격이라고 주장해오고 있다.
전전대통령측은 또 공수여단병력 및 전방부대의 병력동원과 관련해 사전에 계획된 병력동원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정총장측 지휘관들이 먼저 병력과 화력을 동원, 자신들을 공격하려고 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병력을 동원하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또 정병주 특전사령관과 장태완 수경사령관 김진기 육본헌병감등 정총장측 주요 지휘관을 연희동의 한 음식점으로 초대한 것 역시 거사를 위한 준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 이유로 전전대통령측은 그들의 지휘권 행사를 막기 위해 감금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을 들었다.
이밖에 전전대통령측은 이번 답변자료에서 12·12사건이 10·26사건 용의자인 정전총장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촉발된 우발사건이고 사전에 치밀히 계획된 거사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한 여러가지 정황을 소개하고 있다.
전전대통령측의 이같은 근거 및 정황제시는 전전대통령이 지난 90년 국회증언등 기존의 해명보다 훨씬 자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전총장측과 12·12주도세력이 벌였던 논쟁을 종식시킬 만한 결정적인 내용은 아니다. 이미 정총장측에 의해서 부인된 내용을 반복하거나 80년 정총장공판과정에서 나왔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결국 그동안 12·12피해자 및 가해자측 인사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진술을 확보한 검찰이 조사결론을 내리는데 있어 전전대통령측의 답변내용을 얼마나 참고하는냐가 이번 수사의 결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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