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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을 살아숨쉬는 생활규범으로…”/김용준 헌재소장 취임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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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을 살아숨쉬는 생활규범으로…”/김용준 헌재소장 취임회견

입력
1994.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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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구제 지연없게 미제사건 신속처리/외부로비·부당압력은 단호히 배척할터” 김용준소장등 헌법재판소 2기를 이끌어 갈 신임재판관 7명은 15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6년간의 장도에 올랐다.

 김신임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헌법재판을 통해 헌법이 살아 움직이는 생활규범으로 국민들 속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 2기 재판부의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소장은 취임식이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1기 재판부의 활동에 대한 평가는.

 『출범당시 헌재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견해도 없지 않았지만 이제는 헌법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최고 헌법기관으로서 확고부동하게 자리잡았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노력해준 1기 재판관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

 ―2기 재판부의 중점 과제는.

 『국제사회 정치·경제질서의 급격한 변화와 통일시대를 맞아 한층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새로운 좌표를 세우는 일이다. 또 산적한 장기 미제사건을 신속히 처리, 국민들의 권리구제가 부당하게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힘쓰겠다』

 ―헌재가 정치적 사안에는 지나치게 권력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있는데.

 『정치적 사건에 대한 합헌결정을 무조건 「권력눈치보기」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모든 재판은 재판관의 세계관 인생관과 밀접한 연관을 갖게 마련이고 보는 이의 시각과 시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

 ―1기 헌재가 명문규정에도 없는 변형결정을 남발, 민감한 사안에 대한 회피수단으로 악용했다는 비판도 있는데.

 『모든 결정을 일도양단식으로 내린다면 법의 공백을 초래, 사회·정치적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변형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남용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은 옳다. 변형결정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

 ―헌재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온 외부의 로비와 압력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지금은 최고 헌법기관에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사회 각계각층의 정당한 의견개진은 경청하겠지만 부당한 압력이라면 당연히 배척하겠다』

 ―재야법조계등에서 헌재재판관의 임명방식을 전면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현행 제도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는데 동의한다. 특히 대법원장지명 부분은 문제가 많다. 그러나 대통령이 임명하니까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비판은 옳지 못하다. 헌법기관의 독립성은 국민들의 비판의식과 우리 사회의 문화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헌법재판관의 자격을 교수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경청할 만한 주장이다. 그러나 헌법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므로 앞으로 각계의 의견을 수렴, 신중히 검토할 문제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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