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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도에 아직도 「일본해」… 어이없는「동해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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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도에 아직도 「일본해」… 어이없는「동해실종」

입력
1994.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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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경한 당국 말로만 “애국”/정정요청 번번이 묵살/해도도 92년에야 바로잡아 동해명칭에 대한 국제적 공인노력이 시급한 가운데 우리나라 동해안 일선 시군의 지적도에는 아직도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어 구태의연한 내무행정의 본보기가 되고있다. 뿐만 아니라 교통부 수로국이 발행하는 해도(해도)에도 동해를「JAPAN SEA」라고 영문표기해오다 92년에야 뒤늦게 바로잡은 것으로 밝혀져 행정당국의 무신경을 드러내고 있다.

 광복50주년을 목전에 두고 나타난 이같은 「일본의 잔재」에 대해 국민들은 한결같이 어이없어 하고 있다. 경북 포항시 항구동 조현재씨(33)는 『국제적으로 동해를 공인받기 위해 정부가 앞장서도 모자랄텐데 시군 지적도에 아직도 버젓이 일본해표기가 남아있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민원인들의 지적에 따라 수년전부터 정부에 오래된 지적도의 일제정비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예산부족등의 이유로 묵살돼온 것으로 밝혀졌다. 내무부에 의하면 일제시대인 1910∼1924년 재무부산하 임시토지조사국에서 동해를 끼고 있는 경남·북지역의 지적도와 일람도를 작성하면서 일본해로 표기해놓은 것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내무부는 동해가 일본해로 둔갑할 가능성이 있는 지적도는 경북의 경우 영일군등 6개시군에 7백77장이나 된다고 밝혔다. 이가운데「일본」을 지우고 「해」로만 표기된것이 5백98장, 「일본해」를 동해로 바꾼 것이 1백79장이다. 경남은 울산시·군등 3개시군 68장 모두에서 「일본」 두자를 어설프게 지우고 「해」만 남겨 놓았다. 지적도의 일본해표기 문제는 우리나라 지적도의 대부분이 1912년에서 1920년사이 일본이 전 국토를 세부 측량, 제작한 지적도를 일선 시군이 도면의 정확성과 세밀함등「효용가치」를 인정해 지금까지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영일군의 경우 일제시대에 제작된 6천3백여장의 지적도 가운데 송라면과 청하면 흥해읍 동해읍 구룡포읍 대보면 장기면등 해안과 접하고 있는 7개 읍면의 지적도 2백50장에 일본해로 표기돼있다. 영일군 청하면 방어리지역을 모두 나타내는 축적 2천분의 1의 방어리 지적일람도(지적일람도)는 원본까지 낡은 지면에 「일본해」라는 글자가 선명히 드러나 있다. 민원인들의 발급신청이 적거나 손길이 자주 가지않는 곳에 보관하고 있는 지적도일수록 더하다.  

 한편 교통부 수로국이 발행하는 해도 3백2종중 동해안수역이 포함된 8종이 67년부터 91년까지 동해의 영문표기를 일본해(JAPAN SEA)로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교통부는 수심, 조석, 조류등 우리나라 영해의 수로에 대한 축적된 자료가 없어 67년 일본정부와 해도복제협약을 맺어 일본해도를 복제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동해의 영문표기가 잘못됐다고 밝혔다. 

 수로국은 우리 근해에 대한 수로측정자료가 충분해 일본해도를 복제할 필요가 없게된 92년부터 발행하는 해도에는 동해의 영문표기를 「DONG-HAE」로 바로잡았다고 설명했다. 【송대수·조희제·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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