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방영불가 43편… 작년 2배/저질작품 수입경쟁… 방송사 자정노력 필요TV영화의 폭력·선정성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TV방송3사가 심의를 신청한 영화중 방송위원회로부터 「방영불가」판정을 받는 작품들이 크게늘고 있다. 조건부(부분 삭제)로 방영된 작품중에도 청소년들의 정서를 해치는 내용이나 주제를 담아 시청자들로부터 비난을 사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왜색과 함께 어린이용 만화영화에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방송위에 의하면 올 7월까지 심의를 신청했던 작품중 방영불가 판정을 받은 영화는 지난달에 끝난 MBC 「베벌리힐스의 아이들」4편을 포함, 모두 43편.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편에 비해 2배 가까이 된다. 이중 26편이 극영화(외화 및 방화)이고 나머지 17편(15편이 시리즈물)은 만화영화다. 방송사별로는 극영화는 SBS가 10편, 만화영화는 MBC가 11편으로 가장 많았으며 특히 만화영화의 경우 지난해 7편에 비해 무려 2.5배나 늘어났다. 8월에도「크라잉게임」「베이사이드의 얄개들」등 4편의 극영화와 「마야소년 엑스」 「폭풍의 질주」 「코 난」등 무려 9편의 만화영화가 방영불가 판정을 받았다.
지난 3일에 내기 키스를 소재로 한「잠자는 숲속의 미녀」편을 방영,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던 SBS의「베이사이드…」은 고교생이 나이트클럽에서 춤추고,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는등 청소년에게 부적합한 내용이 많아 2편이나 방영불가처리됐다. 시리즈 전체가 방영불가판정을 받은 만화영화「마야소년 엑스」와 「폭풍의 질주」는 일본고유의상과 일본문자가 전편에 깔려있는 일본 국내방영용. 방송위는 이처럼 일본색채가 강한 작품을 공영방송인 KBS가 앞장 서 수입, 방영하려는 것은 방송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올 7월까지 심의를 신청한 26개 만화영화 시리즈 역시 미국(12개) 일본(11개)에 편중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2백37편이나 되는 조건부방영의 주요 원인도 폭력(94건) 일본색(34건)이 차지했다.
방송위는『지나친 시청률경쟁, 영화방영시간의 무절제한 편성등으로 방송사가 경쟁적으로 저질작품을 수입할뿐 아니라 일단 불가판정을 받은 작품도 일부만 수정해 심의를 재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엄격한 심의에 앞서 방송사 스스로가 좋은 작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방송사의 자정노력을 촉구했다.【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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