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법을 배워둘걸…” 삶의 황혼 관조 어느새 칠순을 맞은 시인 홍윤숙씨가 새 시집 「낙법놀이」를 세계사에서 펴냈다.
『선배도 동료도 대부분 떠나고 없어요. 앞은 보이지 않고 지나온 길만 보이는 막다른 길에 다다랐고 이젠 낙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들었어요』
<…일찍이 낙법을 배워둘 것을/젊은 날 섣부른 혈기 하나로/오르는 일에만 골몰하느라/내려가는 길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다…>(「낙법」)
이들 구절에서 시인은 삶의 황혼에 느끼는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이 시집은 대체로 비장한 분위기에 젖어있지만, 또한 노년을 관조하고 마음을 정리하려는 긴장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다시 미치도록 목메어 오는/ 5월의 초록색 땅 위에 서서/이제 남은 소망은/흰머리 곱게 빗어 넘기고/세모시 옥색치마/바람에 하얗게 삭아가는 일…>(「해연의 12원가)
평론가 김정란씨는 이 시집이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스산히 떨고 있다」고 적고 있다.
현재 학술원 회원이기도 한 홍씨는 『늙는다는 것이 슬프게 여겨지지도 않고 정연한 마음으로 생활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고 말했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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