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하면 체제종말” 불안감도/주민 김정일 얘기 나오면 함구 미국의 권위있는 주간지「뉴요커」는 12일자에서 현재 북한정권이 당면한 딜레마등을 보도했다. 이 잡지 이안 부루마기자의 지난달 방북기를 요약한다.
북한방문기간중 안내인은 8월14일 저녁 「핵개발을 동결하면 북한을 인정하겠다고 미국이 동의했다」는 제네바회담 뉴스를 듣고 흥분했다. 그는 북한인민들이 매우 기뻐하고 있다면서『미국이 항상 우리를 깔보고 마지막 남은 공산국가라고 비웃어 왔지만 드디어 우리를 진지하게 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북한정권이 당면한 딜레마를 그대로 보여준다. 북한주민은 고립속에 살아왔고 외부세계가 북한을 적대시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이는 김일성주의의 근간이며 주체사상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일은 북한경제를 구하려면 개방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파멸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개방이지만 이는 주체사상과 김부자독재체제의 종말을 뜻한다.
경제에 관한 한 북한이 조만간 문호를 개방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평양의 고려호텔내 바에는 마치 19세기에 조선반도에 들어오려던 서양선박과도 같이 유럽의 기업인들이 모여앉아 교역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안내원은 북한사람들의 생활상에 대해 즐겁게 얘기했으나 김정일얘기만 나오면 이상하게도 입을 다물었다. 그는 김정일이 어디 사는지 자녀가 몇인지에 대해 『그런 것은 외국인과 얘기하지 않는다』며 대답을 피했다.
판문점을 방문하면서 남북한 군인들의 차이점이 느껴졌다. 한국군 병사는 미식축구선수같이 키가 크고 군기도 있어보였지만 북한군 병사는 여윈데다가 전투정신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뉴욕=조재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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