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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방공망 “낮잠”/구멍뚫린 미 심장/백악관 경비행기 추락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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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방공망 “낮잠”/구멍뚫린 미 심장/백악관 경비행기 추락파문

입력
1994.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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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추적 미사일 등 무용지물화/공항레이더엔 포착 의문 더해「미국의 심장부」인 백악관 경내에 경비행기 한 대가 추락하는 믿기지 않는 사건이 발생해 워싱턴을 발칵 뒤집어 놓고있다. 12일 새벽2시(현지시간)께 발생한 이 사고의 정확한 경위와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철통같다던 백악관의 방공망과 보안태세에 커다란 허점이 노출돼 상당한 후유증과 파장을 낳고있다.

 사고당시 클린턴대통령내외와 가족들은 백악관 보수공사때문에 길 건너편에 있는 블레어하우스(영빈관)에 머물고 있었는데 리언 파네타비서실장은 사고발생 1시간뒤인 새벽 3시께 이 유감스런 사실을 보고했다. 비슷한 시각 백악관 경호팀과 연방수사국(FBI)등 보안요원들에게 「1급비상」이 걸렸음은 물론이다. 75명의 폭발물처리팀이 사고현장에 출동했는가 하면 펜실베이니아 애버뉴가등 백악관 주변도로는 곧 통제됐고 수십대의 소방차와 경찰차, 보도진차량들이 백악관을 에워싸 분위기가 한동안 긴박했다. 목격자들은 『비행기는 엔진이 멈춘 것처럼 조용히 백악관담장을 넘어 쿵하는 소리를 내며 뒹굴다 남쪽 잔디밭에 멈췄으나 연기는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CNN방송은 미확인 보고를 인용, 사고비행기가 백악관건물과 직접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측은 사고경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라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으나 숨진 조종사가 마약과 알코올중독의 전력이 있다는 점을 들어「단순 사고」쪽으로 보고 있다. 백악관 비밀경호대의 칼 마이어대변인은 『침범하는 비행기에 대한 발포는 없었으며 경호팀은 추락하는 마지막 순간에 목표물을 포착했다』면서『솔직히 말해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대통령 경호업무의 책임관청인 재무부의 로이드 벤슨장관은『우리는 대통령의 안전을 항상 염려하고 있으며 당장 필요한 추가조치들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호관계자들의 잇단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날사고는 대통령 경호체계의 결정적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우선 백악관에는 이같은 사고에 대비, 비밀 경호팀에게 열추적방식의 견착용 대공 스팅거미사일이 개인화기로 지급되어 있다. 지름 20㎝, 길이 1 크기의 이 미사일은 레이더 모니터장치로 비행기 엔진음을 포착, 자동추적해 명중시킬수 있는 방공무기이다. 그러나 이날 경호팀들은 비행기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는데도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백악관 지붕에는 통상 저격병들이 배치돼 있으나 이날은 비행기 추락이전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워싱턴 포스트는 13일 사고 비행기가 추락 수분전에 이미 내셔널공항의 레이더에 포착됐었다는 사실을 연방수사관의 말을 인용, 보도하면서 FBI는 「백악관경호팀들이 왜 비행기의 접근에 대해 경고하지 않았는가」하는 부분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의 보안관계자들은 당초 이 비행기가 엔진이 정지된 상태에서 저공으로 날아와 레이더에 감지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었다.  결국 백악관측은 이날 사고를 계기로 백악관 상공의 비행금지구역을 확대하는등 경호체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나 보안책임자에 대한 문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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