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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역」·「소지역」주의/이영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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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역」·「소지역」주의/이영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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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여의도 민자당당사 앞은 서글픈 아수라장이었다. 직할시승격을 주장하는 울산시민, 이들을 막는 전경들, 극심한 몸싸움, 욕설 등은 듣기도 싫고, 보기도 싫은 거리정치의 잔상이었다. 이 와중에서『유신 잔당 JP는 물러가라』 『김봉조 김윤환의원은 즉각 사퇴하라』는 등의 험구도 쏟아져나왔다. 인신공격을 받는 정치인들은 물론 울산의 직할시승격을 반대하는 대표주자들이다.

 반대의 장면들도 있다.지난 주말 경남시·군·구의원들이 김종필대표를 면담했다. 당연히 울산의 직할시승격 결사반대라는 격한 얘기가 나왔다. 경남의 지방의회는 울산의 직할시승격을 앞장서 추진하고 있는 최형우내무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준비중이다.

 주민이나 지방의원 수준에서만 극한 대립이 벌어지고있는 것이 아니다. 중앙정치무대에서 더 저열한 「난투」가 오가고 있다. 울산출신 국회의원들은 『직할시가 안되면 사퇴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있고 경남의원들은 『우리라고 가만히 있을 줄 아느냐』고 맞받아치고 있다. 내무부는 『행정차원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다루고있다』고 원망하고있고 민자당은 『당이 통보대상이냐』고 원점논의를 주장하고있다.

 「극에 달한 지역이기주의」라는 비판으로는 난장판의 현실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이런 현상은 부산 대구 인천의 시계확장을 둘러싸고서도 일어나고있다.

 일부에서는 『자기 지역을 아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대수롭지않게 말하기도한다. 그러나 「애향」으로 넘기기에는 그 폐해가 너무도 우려스럽다. 행정구역개편은 국가차원의 미래과제인데, 지금 횡행하는 격한 논쟁속에서는 「국가」는 종적을 감추었고 오로지 「소지역이익」만이 존재하고있다. 또한 차분히 마주앉아 논의하는 성숙함 보다는 「패싸움」같은 구태가 두드러져 보인다.

 대선 등의 큰 사안에서는 큰 지역대립이 생기고 행정구역개편에서는 소지역대립으로 갈린다면 우리는 언제 통합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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