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중교통과 연계문제도 대립
경부고속철도 시발역과 중간역 선정을 둘러싼 교통부 건설부 및 서울시의 대립은 고유업무가 다른데 따른 시각차에서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기술적 사항에도 「부처 이기주의」가 작용한 상반된 의견을 제시, 정부의 정책결정과정에 대한 신뢰를 떨어 뜨리고 있다.
▷건설부◁ 교통부가 수도권 중간역으로 경기 광명시 일직동 일대 그린벨트지역을 개발, 남서울역을 만들겠다는 계획에 대해 『개발제한을 풀면서까지 고속철도 중간역을 설치할 입지가 못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건설부는 이곳에 중간역을 설치할 경우 ▲대중교통수단을 통한 접근이 어려워 승객분산효과가 낮고 ▲역세권 개발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수도권 도시구조개선에 도움이 안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건설부는 남서울역의 예상승객분담률이 25%에 불과, 위치선정 자체가 잘못된것으로 평가한다. 전철등 대중교통망이 빈약한데다 전철 및 고속도로 연결계획도 없어 서울외곽과 수도권 승객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건설부는 경수전철이나 국도 1호선, 제2 경인고속도로 및 시흥―안산간 고속도로등을 이곳까지 연장하는데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고속도로와 연결하더라도 고속도로 분기점에서 2∼3 떨어져야 하는 인터체인지 후보지가 제2 경인고속도등의 분기점과 인접, 극심한 교통체증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밖에 건설부는 수도권 중간역을 그린벨트안에 설치할 경우 역세권 개발효과가 거의 없어 막대한 투자의 효용을 반감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 서울시는 용산지역을 국제업무단지및 첨단정보단지등 국제화를 선도해 나갈 전략적 요충지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경부고속철도 시발역이 반드시 용산에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속철도 국철 전철 지하철 및 노상교통과의 연계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도 용산역을 시발역, 가리봉역을 중간역으로 정하고 서울시구간은 지하화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역은 부지가 7만6천평에 불과, 개발여지가 없어 경부고속철도가 완공되는 2001년의 교통수요를 감당할 수 없고 앞으로 건설될 호남고속철도와 동서고속철도를 통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용산역은 철도공작창부지 20만평과 인접한 한강고수부지를 활용할 수 있어 중심역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서울시 통과 구간의 지하화에 따른 1조원정도의 추가 비용과 1년정도의 공기연장은 「동북아 거점도시」를 지향하는 서울시의 장기발전계획을 위해서는 결코 무리한 부담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통부◁ 건설부가 광명시의 남서울역 설치에 반대하는데 대해 『그린벨트지역이란 이유만으로 반대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용산역을 시발역, 가리봉역을 중간역으로 하고 서울시내 구간은 지하화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요구에 대해서도 『공사비 증가와 공기연장등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교통부는 현재 계획대로 서울시 통과구간을 건설하는데 소요되는 공사비 4천6백여억원을 조달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는데 서울시의 요구대로 할 경우 무려 1조2천여억원이 추가돼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공기도 한강 하저터널을 파야 하는등 3∼5년이 늘어난다는 주장이다.
서울시가 『추가 공사비는 역세권등의 개발이익으로 충당하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데 대해서도 『개발이익은 사후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추가 공사비를 충당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이종재·조희제·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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