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보호감소소 송상문씨/잠 하루 2시간… 9과목중 8과목 만점/“신학전공 목회자돼 길 잘못든 이 선도”【청송=이상곤기자】 38세의 보호감호자가 고졸학력검정고시에서 전국수석의 영예를 차지, 누범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청산하고 목회자의 꿈을 위해 갱생의 길을 걷고있다.
12일 시·도교육청별로 발표된 94학년도 제2회 고졸학력검정고시에서 전국수석을 차지한 송상문씨는 수의번호 1274번인 청송 제1보호감호소 감호자이다.
송씨는 『생각지도 못한 전국수석합격이라니 무척 기쁩니다. 기회가 주어지면 신학을 전공, 목사가 되어 저처럼 인생의 길을 잘못든 사람들을 하나님의 품으로 인도하는데 일생을 바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송씨는 9백점 만점에 8백92점을 받아 평균 99.11점으로 전국수석의 영광을 안았다. 송씨의 성적은 9개과목중 국어만 92점이었고 나머지는 전부 1백점이었다.
송씨는 같이 공부한 감호소내 검정고시반 동료들과 가르쳐준 교도관 경비교도대원 선생님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송씨는 낮에는 상오9시∼하오4시30분까지 감호소 검정고시반에서 구슬땀을 흘렸으며 밤에는 취침시간규정이 없는 거실고시반 동료 2명과 함께 하루 2시간씩 자면서 강행군했다.
전북 군산에서 이복인 3형제중 2남으로 태어난 송씨는 9세때인 64년 결손가정을 가출, 「탈선의 길」에 접어들었다. 17세때 목공소에서 기계를 훔치다 붙잡혀 교도소생활을 시작한 이후 특수절도등의 죄로 다섯차례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86년과 87년 마산교도소에서 중입·고입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출소, 송씨는 착실히 살려고 몸부림쳤지만 주위의 냉대가 심해 자포자기, 범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87년말에는 경남 충무에서 가짜 검사신분증으로 사기행각을 벌이다 공문서위조죄로 징역 2년에 보호감호 7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여기에 복역중 공무집행방해죄가 추가돼 98년 10월이 돼야 보호감호가 종료된다. 「새사람」이 된 것은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자살을 기도했다가 치료중 만난 목사의 끈질긴 교화덕분이다. 기독교신자가 된 송씨는 성실한 감호소생활로 소장 표창을 3차례나 받았다.
한편 서울에서는 최순정(26·송파구 거여동 544의5) 수정(23) 순덕양(21) 세자매가 고졸학력검정고시에 나란히 합격, 집안사정으로 고교에 진학하지 못했던 한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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