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 쉽고 담담하게 풀어/반년만에 백만부 돌파 방송작가가 쓴 에세이집이 6개월도 안돼 1백만부를 돌파하는 초베스트셀러로 떠올라 일본출판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암파서점이 지난3월 펴낸 「대왕생」이라는 책은 지난 8일로 1백만부를 돌파했다. 6개월만에 1백만부를 넘어선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기록이다.
「대왕생」이란 「고통없이 편안하게 죽는다」는 뜻인데 이 에세이집은 생로병사를 주제로 인간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병에 걸린 사람들의 심정, 늙음의 의미등을 쉽고도 평범한 말로 담담하게 설명하고 있다.
방송작가겸 수필가인 에이 로쿠스케(영 륙보·61)는 「누군가와 어디에서」라는 인기 라디오프로를 27년째 진행하면서 주로 늙는다는 것과 죽음에 대해 얘기해 온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이미 79권의 책을 썼으며 많은 대중가요의 작사가로도 유명하다.
92년 여름 텔레비전 대담프로에 나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암파서점의 편집자가 감동받아 『죽음을 테마로 한 책을 써달라』고 요청한 것이 초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킨 계기가 됐다.
죽음이라는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도록 진솔하게 풀어나가는 작가의 입담이 책으로 만들어져도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작가는 『암파서점에서 출판됐다는 신뢰감과 「대왕생」이라는 특이한 제목, 라디오 애청자들의 관심이 합쳐져 이루어진 것』이라며 『나는 승려의 아들로 태어나 절에서 유년의 대부분을 보냈기 때문에 죽음을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데 익숙해 있으므로 독자들에게 어필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서점측도 『석가가 입적하는 것처럼 존엄하고 편안한 죽음을 바랄 수 없게된 현대야말로 죽음 자체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마련』이라며 『평균수명이 아무리 연장되더라도 우리가 편안하게 죽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있음을 이 책은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왕생」이 엄청난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면서 일본 출판계는 덩달아 죽음을 주제로 한 책의 붐이 일어났고 종교서적과 명상서도 동반해서 팔리고 있다.
TV에서는 『당신도 편안히 죽음을 맞을 수 있습니다. 죽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등의 선전문구를 동원한 특집 프로그램까지 마련해서 이 책의 인기에 편승하고 있다. 출판인들은 『암파신서의 최고판매기록인 1백35만부를 경신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하고 있다.【도쿄=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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