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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핵도시,강제노역 건설”/러 물리학자 언론기고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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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핵도시,강제노역 건설”/러 물리학자 언론기고 폭로

입력
1994.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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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포로생활 7백만명 동원/45∼56년 모두 10곳에 비밀시설” 최근들어 실상이 드러나기 시작한 구소련의 비밀핵도시들은 제2차 대전중 독일로 끌려갔던 소련인 노동자들과 전쟁포로들의 강제노역에 의해 건설된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의 저명한 물리학자인 조레스 메드베데프박사는 최근 러시아언론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처음 밝히고 이들이 비밀핵도시건설과정에서 겪은 비인간적인 대우에 대해 정부가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메드베데프박사에 의하면 구소련당국은 이들을 부역자로 구분, 특수임무수용소에 감금한 채 지난45년부터 56년까지 모두 10개의 비밀핵도시 건설에 동원했으며 소련비밀경찰이 직접 관할했다는 것이다.

 제2차대전중 독일군이 소련점령지역에서 끌고간 소위 「오스트 아르바이터」라고 불리는 노동자들은 약6백만∼8백만명이며 전쟁중 포로가 된 소련군인만도 5백70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전쟁중 독일군수공장등에서 일하다 연합군의 폭격으로 다수가 사망하고 종전때까지 7백만명이 살아남았으나 부역자로 낙인찍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특수임무수용소에 감금됐다.

 당시 소련은 핵개발을 시급하게 해야하는 입장이었으나 전쟁으로 2천7백만명이 사망하는등 인적 손실이 커 핵비밀도시를 건설할 인력이나 기술이 크게 부족했다.

 결국 스탈린은 심복인 비밀경찰총수 베리아에게 명령을 내려 이들을 핵비밀도시건설에 동원했으며 이같은 일은 1급비밀에 부쳐졌다. 이 때문에 이들이 과연 어떤 처우를 받았으며 건설과정을 전후해 얼마만한 고통을 받았는지에 대해 드러난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소련의 반체제물리학자인 고안드레이 사하로프박사는 지난49년 비밀핵도시 아르자마스16에서 50명의 노동자들이 강제수용소를 탈출하려다 내무부 소속 3개사단에 의해 전원 사살된 일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또 지난57년 비밀핵도시인 첼리야빈스크40의 핵폐기물저장탱크에서 체르노빌을 능가하는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했으나 전모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당시 소련내무부 보고문서는 1천7백명의 군인들이 방사능에 노출, 피폭됐으며 사고지점반경 10∼15이내에 있는 모든 사람을 소개시켰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도시건설에 참여했던 2차대전당시 소련군부역자 2만5천명과 범법자 6만명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전혀 언급이 없다.

 지난 51년 완성된 비밀핵도시 톰스크7과 크라스노야르스크26도 그 규모로 볼 때 엄청난 인력이 동원돼 작업과정에서 피해가 속출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도시들은 현재 모스크바의 지하철보다 더 깊게 뚫은 터널속에 5개의 우라늄원자로를 비롯, 방사화학플랜트·우라늄농축공장들을 갖고 있다.

 러시아는 구소련붕괴후 이들 핵도시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핵에너지산업부의 관리하에 두고 있다. 이들 핵도시에는 내부거주자 70만명을 포함, 아직도 1천5백만명이 외부와 격리된 채 살고 있다. 이곳에는 국방부에서 직접 관할하는 1백여개의 핵관련시설이나 비밀 연구단지가 입주해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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