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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협상 격상” 의도/북 「평화협정공세」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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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협상 격상” 의도/북 「평화협정공세」 배경

입력
1994.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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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 초보수준 국한 “크게 얻을것 없다” 판단/“포괄적 관계개선에 포함” 주장 핵연계 노려 북한은 「평양 전문가회의」가 열리기전인 지난 9일 외교부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 회의에서 평화협정문제를 본격 제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의 이같은 평화협정공세는 중국을 종용, 군사정전위에 파견된 중국대표단을 철수시키는등 사전정지작업을 벌인데서도 이미 예견됐었다.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이 오는 9월23일 재개되는 제2차 북미 3단계고위급회담에서 북미간 평화협정체결문제를 정식의제로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평화협정체결이 북미간 포괄적인 관계개선에 당연히 포함돼야할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궁극적으로 핵문제해결과 평화협정체결을 연계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와함께 평양전문가회의에서 평화협정문제를 논의했다는 모양을 갖춤으로써 이 회의의 성격을 단순한 실무회의가 아닌 북미간 「정치협상」으로 격상시키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북미간 연락사무소설치와 관련된 가장 초보적인 수준의 논의만이 허용된 이 회의에서 북한이 사실상 크게 얻을 것이 없다는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이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 미국의 대응과는 상관없이 평화협정문제등 자신들의 일방적인 정치공세를 강화, 대내적인 선전효과를 극대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판단되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의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전문가회의에서 평화협정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절대불가」라는 것이다. 또 미국은 평화협정체결이 남북당사자간에 해결되어야할 문제라는 한국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에 제2차 3단계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의제로 채택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왔다. 결국 북한이 전문가회의에서 평화협정체결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하더라도 미국으로부터 어떠한 보장을 받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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