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원난점」 들어 한국형 설득/양측 “유익”… 북새제안 없었던듯 베를린 북미전문가회의 첫날회의에서는 경수로지원문제를 집중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는 양측 대표단의 첫 만남이니만큼 게리 세이모어미국무부핵비확산국부국장과 김정우북한대외경제위원회부위원장을 단장으로한 대표단의 상견례정도로 끝날 줄 알았으나 거의 10시간이상 마라톤회의가 이어져 이번 회의의 핵심사안인 경수로지원문제에 상당한 의견조율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측은 한국측의 주도적 참여가 확보되지 않으면 실현이 어렵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북한측에 설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측은 특히 경수로 건설에 들어가는 막대한 재원을 조달하는 난점을 들어 한국형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기본입장을 북한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북한측은 한국형 경수로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면서도 구체적으로 실현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일각에서 거론되고있는 독일형 경수로문제는 재원조달상 현실성이 없다는 점 때문에 사실상 논의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독일형경수로는 프랑스형과 거의 비슷하나 아직까지 대외판매실적이 한건도 없으며 독일 국내법상 경수로는 수출허가품목으로 핵확산금지협정(NPT) 가입국에만 팔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다 값도 훨씬 비싸 북한에 판매될 가능성이 거의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관측통들은 이번 회의가 북미 제네바 3단계고위급 2차회담에 대비, 기술적 자료수집을 위한 양측간의 의견교환이라는 점을 인식, 미국 대표단은 북한의 반응여하와는 상관없이 한국형 경수로가 미국측의 확정적 입장임을 분명히 전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측은 명시적으로 「한국형」을 분명히 하는데 대한 북한측의 거부감을 감안, 명칭보다는 실질 내용면에서 한국이 참여하는 식의 경수로 제공안을 북한측이 받아들이도록 집중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미대표단이 본국정부의 훈령을 요청할만한 돌출사안이나 미묘한 문제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북한측의 새 돌발적 제안이나 기존입장과 다른 태도변화가 없었음을 시사했다.
이날 회의는 양측이 철저히 비공개로 합의해 구체적인 논의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회의가 끝난뒤 양측은 『회의가 유익했다』고 평가, 상대측의 구체적 입장을 이해하고 의견수렴방향을 모색하는데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제기된 상대측 입장에 대한 세부검토작업을 거쳐 12일 속개되는 2차회의와 그 후속접촉에서 경수로지원문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이번 회의를 통해 대체에너지 제공문제와 폐연료봉 처리문제등에 대한 양측간의 입장이 보다 선명하게 나타날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수로 문제만큼 이견의 폭이 크지 않으리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베를린=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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