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천만원, 3∼6개월 활용엔 가장 유리 최근 은행원 A씨는 오랜 꿈이던 해외유학을 결심하고 5년여의 직장생활을 그만 두었다. 퇴직금과 만기가 된 적금등을 모두 합쳐보니 1년정도는 외국에서 그럭저럭 학비와 생활비로 충당할 수 있는 약 2천만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하지만 출국까진 아직도 6개월은 기다려야 하는데 2천만원이나 되는 거액을 이재에 밝은 A씨로선 그냥 둘 수가 없었다. 『이 돈을 굴려서 용돈이라도 만들 수 있을 저축상품이 없을까』라고 고민하던 A씨는 은행의 옛동료로부터 대뜸 『표지어음을 사라』는 권유를 들었다.
지난 7월부터 은행권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표지어음은 2천만∼3천만원의 고액여유자금을 단기로 운용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은행저축상품이다. 금리는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략 연 11.5%선이다. 2천만원짜리 표지어음을 6개월만기로 샀다면 이자는 총 1백14만원. 세금을 떼더라도 89만원정도는 손에 쥘 수 있다.
이자는 만기후 찾는 것(후취식)이 아니라 처음 돈을 예치하고 표지어음을 발행받을 때 지급(선취식)받는다.
표지어음이란 은행이 기업들에 상업어음이나 무역어음을 할인(대출)해주고 이를 재원으로 은행이 자체적으로 약속어음을 발행, 고객에게 되파는 예금상품이다. 모양도 약속어음과 똑같다. 장당 최저발행한도는 2천만원으로 만기는 60일이상 1백80일이하에서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어 「1백79일만기 2천1만원짜리」「62일만기 2천5백32만원짜리」식의 발행도 가능한 것이다.
물론 표지어음 이자율이 은행상품중 최고는 아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현재 연 12∼15%, 가계금전신탁도 연 14%대로 표지어음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CD는 최저발행한도가 3천만원으로 2천만원대의 여유돈으로는 살 수가 없다. 가계금전신탁은 1년이상 예치해야만 연 14%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고 6개월이내에 해약하면 고작 5%정도의 이자밖에 받을 수 없다.
따라서 2천만∼3천만원정도의 여유자금을 3∼6개월정도 활용할 때만은 표지어음이 가장 유리한 셈이다. 물론 주식투자나 투자금융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지만 은행만큼의 안정성과 편리성을 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약속어음이기 때문에 배서만 하면 남에게 양도할 수 있다.
은행에서 표지어음을 사면 약속어음 실물을 주는데 이를 본인이 가져가도 좋고 도난·분실이 걱정되면 은행에 맡긴뒤 본인은 통장만 보관해도 좋다. 만기가 되면 은행에서 원금을 본인예금계좌로 직접 넣어준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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